[기고]경남도민의 날, 도민 자긍심의 발로 10월 10일로 정해야
[기고]경남도민의 날, 도민 자긍심의 발로 10월 10일로 정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3.02.08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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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종근 진주YMCA 사무총장
지종근 진주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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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가 ‘경남도민의 날’ 을 제정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많은 지역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내가 나고 자란 지역의 정체성은 무엇인지, 후손들에게 물려 줄 자긍심은 어떤 것인지를 대변하는 것이 ‘도민의 날’ 제정이라고 생각해 반갑기 그지없다.

도 에서는 누리집을 통해 ‘도민의 날’ 찾기 도민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여론조사를 통해 경상도가 남북으로 갈라진 8월 4일에 대한 선호도가 1위로 나타나기도 했으나 이 시기는 여름 휴가철이라 도민이 함께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도민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보다 의미 있는 날을 함께 찾아보자는 취지에서 이번에 공모에 나선 것이다. 따라서 도민의 날은 기억하기 쉬운 날, 축제 등 관광자원과 연계해 도민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날 중에서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관련 최근 경남도의회에서 나온 발언이 회자되고 있다. “타 시도들은 지역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날을 지정해 주민 자긍심을 높이는 정책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진주대첩 승전일(10월 10일), 한산대첩 승전일(7월 8일), 남명 조식 선생 관련 기념일을 ‘경남도민의 날’로 고려하자”는 내용이다.

서울시는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한양천도일을, 부산시는 임진왜란 당시 부산포해전 승전기념일을 시민의 날로 제정했고,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의미를 담은 날로 정했다. 모두 한반도 역사에 ‘유의미한 흔적을 간직한 날’로 정한 것이다.

경남도는 과거 도청이 부산에서 창원으로 이전한 1983년 10월 14일을 도민의 날로 정했지만, 1993년 조례 폐지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경남도민의 날이 다시 폐지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필자는 1592년 10월 10일, 즉 ‘제1차 진주성전투 승전일’을 ‘도민의 날’로 제안한다. 10월 10일은 기억하기 좋을 뿐 아니라, 전국적인 명성의 진주남강유등축제 기간으로 축제 등 관광자원과 연계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날은 임진왜란 3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 기념일로 도에서 제시한 조건에 부합한다.

1592년 10월 10일, 진주대첩일은 어떤 날인가. 임진왜란 전체를 통틀어 국운의 판도를 가른 역사적인 전쟁이다. 왜군은 패퇴했고 진주목사 김시민을 두려워할 정도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

잘 알려진 대로 당시 진주성에는 농민 노비 양민 등 2만 여명의 군사가 성을 지켰다. 민초들은 칼을 맞아 죽더라도 조선을 지키겠다며 결연히 맞섰다. 이러한 마음을 가진 의병들은 경남을 넘어 전라도 등 전국 경향 각지에서 몰려들었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서 의병과 군사들은 밀물처럼 밀려드는 왜군을 상대로 초개(草芥)같이 목숨을 사르며 승리를 쟁취했다. 왜군들의 호남 진출을 끊음으로서 경남(진주)을 위시한 호남, 조선을 구해낸 것이다. 이는 도내 각지에서 모여든 의병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진주대첩은 의병과 민초들의 목숨을 건 투쟁이 이뤄 낸 불굴의 의지, 그야말로 자랑스러운 역사인 것이다.

위대한 역사는 위정자의 이전투구나 아귀다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는 백성들의 손에서 탄생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진주대첩도 그러하다. 이러한 보통 사람들의 위대한 승리의 날이 10월 10일이다. 제1차 진주성전투 승전일을 경남도민의 날로 정해 전 도민이 함께하고, 자긍심을 높이는 정신적 뿌리로 삼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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