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인간의 왜소함과 자연의 무서움 그리고 진정한 행복
[경일춘추] 인간의 왜소함과 자연의 무서움 그리고 진정한 행복
  • 경남일보
  • 승인 2023.02.1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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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으로 1만 7000여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생기자 세계 각국의 구호단체들이 구조대와 비상물품을 보냈고, 우리나라에서도 118명의 긴급구조대를 현지에 파견했다. 장난감처럼 무너져 내린 고층 건물과 아파트 잔해 속에서 죽은 산모 곁에서 탯줄이 달린 갓난 어린애를 구출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구조원들의 모습은 우리들에게 자연의 무서움과 인간의 나약함을 실감케했다. 이러한 세계적인 재앙으로 모든 나라들이 안타까워하고 힘을 보태고 있는 판국에 북한의 김정은은 핵무기를 자랑하는 군사 퍼레이드를 연출하고 있어 동족으로서 세계인들에게 부끄러울 뿐이다.

해마다 닥치는 미국의 허리케인과 토네이도, 대형 산불 등은 자연현상이지만, 세계 각처에서 빈발하는 가뭄과 폭우 그리고 폭설과 한파, 현재 진행형의 코로나 펜데믹의 질병도 모두 인간들로부터 비롯된 것들이다. 그동안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인간중심적인 사고와 가치관이 만든 문화와 문명의 결과이다. 이러한 인간중심사상은 서구문명 특히 기독교의 가치관에 근거하고 있다면서 생태학자인 J. 카모디는 그의 ‘생태학과 종교’라는 저서에서 기독교인들에게 이제는 ‘너의 이웃을 사랑하듯이 자연을 사랑하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다. 또한 A. 레오폴더는 농부들도 자신들의 경작지를 쉴 새 없이 혹사하고 있다고 1949년 ‘토지윤리’라는 책을 통해 경고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착취를 말한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반환경적 전통문명의 서구사회가 자연중심 환경활동을 활발하게 보여주고 있는데 반해, 자연친화적이었던 동양사회가 서구화로 반자연적인 문명을 추구하는 추세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보호 관련단체와 활동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이미 독일이나 미국, 호주 등에는 정치권에도 진출해 활동하고 있다. 1989년 우리도 ‘대한녹색당’이 출범했으나 제도권 진입에 실패하면서 사라졌다.

인간에 의한 공기·수질·토양오염은 생태계교란으로 이어지면서 결국은 인간의 건강한 삶에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문제는 공해병은 여타 질병과는 달리 가시적으로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고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침투하다가 어느 임계점에 이르면 갑자기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요즘 세계는 AI에 의한 기계문명적인 이기로 인간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고 있지만 그것은 우리들의 진정한 행복감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인간의 본성은 기계에 의한 편리함에서 오는 행복감보다 직접 노동을 통해 얻는 성취감이 더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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