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칼럼]겨울철 달의 고도
[과학칼럼]겨울철 달의 고도
  • 경남일보
  • 승인 2023.02.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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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성기홍 (전 김해교육장)


지난 2월 5일은 우리의 전통 명절 중 하나인 정월 대보름이었다. 이날은 대보름 달집을 태우며 달에 소원도 빌고, 쥐불놀이도 하면서 한해 농사의 풍요를 기원했던 날이기도 하다. 동지에서 대략 50일 정도가 지난 대보름날은 아직 겨울이라 위도가 35도 정도인 경남지방에서의 정오에 태양의 고도는 약 40도 정도로 별로 높지 않았지만, 이날 자정 때쯤의 달은 거의 우리 머리 위에 있는 것처럼 고도가 높았었다. 태양이 지나는 길인 황도와 달이 지나는 길인 백도는 ±5도가 차이가 나므로 달의 고도가 높아 봤자 45도 정도밖에 되지 않아야 하지만 실상은 달의 고도가 매우 높았던 것이다. 같은 자오선상에서 생각한다면 태양과 달이 거의 40도 정도 차이가 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고도라는 것은 ‘지평좌표계’에서 관측한 것이다. 그리고 황도에 대해 ±5라고 말하는 것은 ‘황도좌표계’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상황을 분명하게 이해하려면 가장 규모가 큰 좌표계인 ‘적도좌표계’를 알고 있어야 한다.

천문학에서 위성, 행성, 항성, 은하 등 천체의 위치를 나타낼 때 사용하는 ‘천구좌표계’에는 ‘지평좌표계’, ‘적도좌표계’, ‘황도좌표계’, ‘은하좌표계’, ‘초은하좌표계’ 등이 있다. ‘지평좌표계’는 관측자 중심의 좌표계로 천체의 위치를 고도와 방위각으로 나타낼 수 있는데, 고도는 지평선으로부터 그 천체까지 수직으로 잰 각, 방위각은 기준점(북점 또는 남점)으로부터 그 천체의 위치로부터 지평선에 내린 수직선과 지평선의 교점까지 시계 방향으로 잰 각으로 나타낸다. 또한 고도 대신 천정거리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는데, 천정거리는 천정과 그 천체 사이의 각도로서, 90도에서 고도를 뺀 값과 동일하다.

‘황도좌표계’는 황도와 춘분점을 기준으로 한 좌표계를 말한다. ‘황도좌표계’의 기본평면은 지구의 궤도면, 즉 황도면이다. ‘황도좌표계’는 지구의 중심을 기준으로 한 ‘지심 황도좌표계’와 태양계의 질량중심을 기준으로 한 ‘일심 황도좌표계’로 나뉜다.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의 궤도면은 천구의 적도와 23.5도만큼 기울어져 있고, 황도와 천구의 적도는 두 교점인 춘분점과 추분점에서 교차하는데, 천문학에서는 이들 중에서 춘분점을 황도의 기준점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지구의 중심이 기준이 되는 ‘적도좌표계’는 망원경을 통한 천체 관측에서 사용되는 좌표 체계이다. ‘적도좌표계’에서 측량되는 각도로는 적위와 적경 그리고 시간각이 있는데, 적위는 지구의 위도와 비슷한 개념이다. 천구의 적도를 0
º, 천구의 북극을 +90º, 천구의 남극을 -90º로 둔 각도로 천체를 지나는 시간권을 따라 그 천체까지 잰 각인 것이다. 적경은 춘분점을 기준으로 천체가 속한 시간권까지 반시계 방향으로 잰 각이다. 적경은 춘분점으로부터 동쪽으로 0~24시로 나타내며, 시간각은 남중 자오선에서 천체가 속한 시간권까지 천구의 적도를 따라 시계 방향으로 잰 각을 말하며 항성시를 구할 때 주로 사용하며 남중한 별의 시간각은 0시이다.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는 달은 태양과 반대편에 위치할 때 보름달이 되고, 태양과 같은 방향에 위치할 때 그믐달이 된다. 위도가 35도 정도인 경남지방에서 하짓날 정오에 관측한 태양의 남중고도는 대략 90도-35도(경남지방의 위도)+23.5=78.5도 정도가 된다. 또 동짓날 정오에 관측한 태양의 고도는 90도-35도-23.5도=31.5도 정도가 된다. 그런데 보름달은 늘 태양과 반대 방향에 있어서 반대 계절의 태양 부근에 있게 된다. 음력 보름인 하짓날 남중한 달의 고도는 태양의 고도와는 반대로 31.5±5도 부근에서 남중하므로 달의 고도는 낮은 것이다. 반대로 동짓날이 음력 보름이라면 달의 남중고도는 일 년 중 가장 높은 약 78.5±5도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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