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
그래도 훌륭하다고 여기고 우리들 손으로 뽑아 국회로 보낸 선량(選良)들, 즉 일부 국회의원들의 모습은 형편없는 형태로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실망과 함께 스트레스만 안겨주고 있다. 공분(公憤)인 것이다. 이것은 마치 부모들 앞에서 싸움만 일삼는 못난 자식들과 같다. 높은 세비와 각종 혜택을 누리면서도 올바른 국정을 위해 노력하기 보다는 그들의 머릿속에는 다음 선거에서 당으로부터 공천을 보장받는 것에만 몰두해 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4월 10일)가 1년 남짓 남은 요즘은 그 정도가 심해 그쪽에만 신경을 쓰다 보니 소신은 점점 없어지고 의지와 상반되는 당의 정책결정에 순응하는 태도를 갖게 된다.
오늘날 우리의 정치현실은 민심을 대변한다는 진정한 대의정치는 사라지고 당리당략에 의한 이른바 패거리정치로 이뤄지고 있어 올바른 민의를 반영하기가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국회의원직을 명예직으로 여기는 영국이나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과는 달리 권력을 사리사욕의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비록 경제적으로는 선진국일지라도 그 나라의 정치수준은 “정치인은 아기귀저귀와 같다.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더러워진다”는 M. 트웨인의 말과 같아질 것이다.
지금 세계는 강대국 중심의 패권주의적 국제관계로 변하면서 국제간의 분쟁과 알력이 극심한 형편이다.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약화된 1990년대 이후부터는 이념간의 대결은 약화되고 있으나 아직도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북한은 그대로이다. 그 가운데서도 한반도의 북한은 핵무기로 위협하고 버티면서 남한을 인질로 세계우방국들을 위협하고 있는 봉건세습주의적인 군국주의로 남아있다. 이러한 국제질서 가운데서 남한의 정계는 한마음으로 결속하기 보다는 여야당간에 극한대립과 분열을 일삼고 있어 매우 우려스러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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