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일보-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 공동기획] 서부경남 미래먹거리 ‘그린바이오’[3]
[경남일보-진주바이오산업진흥원 공동기획] 서부경남 미래먹거리 ‘그린바이오’[3]
  • 정희성
  • 승인 2023.02.20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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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바이오산업 가파른 성장세…국내·외 경쟁 치열

김민갑 “그린백신 세계시장 주도해야”
정태성 “꿀벌 바이러스 예방·치료 가능”
손민 “세계가 주목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주선태 “진주시, 배양육 산업 메카 가능”
1부 경남의 그린바이오 산업 어디까지 왔나
2부 전문가에게 듣는 그린바이오 유망산업(상)
3부 전문가에게 듣는 그린바이오 유망산업(하)
4부 그린바이오 공공 인프라 국책 사업 유치 도전
5부 진주시, 그린바이오 시티를 꿈꾸다


경상국립대 약학과 김민갑 교수(그린백신)=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등 인류는 끊임없이 다양한 바이러스성 감염병 때문에 고통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의 공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인간뿐만 아니라 가축도 인플루엔자를 비롯한 아프리카 돼지열병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최근의 바이러스성 감염병은 주로 동물로부터 전파(60%)되며, 새로 출현한 동물 질병의 75%가 인간에게 전염 가능한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전염 및 확산이 매우 빨라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감염병 발생에 따른 안전한 백신을 저렴하고 신속하게 생산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한데 그것이 ‘그린백신’이다. 그린백신은 유전자 도입을 통한 형질전환 식물세포 또는 식물체로부터 생산되는 ‘단백질성 백신’을 말하며 기존의 미생물 및 동물세포를 기반으로 한 재조합 백신 생산시스템이 가진 백신 생산 시설 확충, 고비용과 긴 생산 기간에 따른 문제점이 해결 가능하며 이를 통해서 핵산-free(무핵산) 백신을 신속하게 저비용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기존의 동물이나 미생물에서 생산하던 형태의 백신과 비교해 그린백신이 가진 장점은 경제성, 시간단축, 안전성 세 가지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에서 배양조건 및 대량생산의 용이성, 생산기반 투자비가 저렴해 기존의 세포배양 방식 대비 1/10 비용으로 생산 가능해 경제성이 우수하다. 그린백신은 식물공장을 이용해 연중 안정적 생산이 가능하며 ‘곤충세포 유래 돼지열병 마커 백신’ 판매가와 비교하면 ‘식물세포 유래 돼지열병 마커 백신’은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음으로는 새로 발병하거나 변종 바이러스에 대해 백신 생산에 걸리는 시간이 짧아 신속한 감염병 대응 체계 확립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신종플루(H1N1) 백신 개발 소요 시간은 유정란백신은 6개월, 동물백신은 3개월의 기간이 필요하지만 식물세포 기반 그린백신의 경우에는 이보다 짧은 1개월의 기간이면 백신 공급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그린백신이 가지는 안전성이다. 그린백신은 병원체 오염사고로부터 원천 차단이 가능하다.

현재 글로벌 백신 시장은 화이자 등 4개 기업이 시장의 86.5%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백신 개발·생산은 제약회사(대기업)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연 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국내에서 세계최초로 돼지열병바이러스에 대한 그린백신이 성공적으로 개발돼 2021년 상용화와 수출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세계 최초로 그린백신의 대규모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그린백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국제적으로 이 분야를 선점하고 시장의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대학과 산업계의 연구개발이 절실하다.

 
김민갑 교수


㈜아윈바이오 정태성 대표(동물용 의약품)=최근 자연 생태계 유지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꿀벌의 대량 실종·폐사는 자연환경 및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벌은 꿀 채취과정에 자연스럽게 수분(受粉)을 해 자연생태계와 농작물에 크게 도움을 준다. 구체적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꿀벌은 전 세계 17만 종의 식물 수분에 기여하며, 인간이 먹는 전체 식량 생산의 33%가 꿀벌의 수분 활동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사과, 딸기, 양파, 호박, 당근 등은 꿀벌에 의한 수분 의존율이 90% 이상이다. 즉 꿀벌 수분 활동에 의존하고 있는 주요 작물들의 감소와 심각한 식량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질병 발생 상황 파악 및 기본 역학 조사,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원인 추정과 주요 원인 설정이 필요하며 더 나아가서는 생물학적인 접근을 통한 주요 원인체(병원체)에 대한 예방 조치가 요구된다. 특히 병원체에 대한 저감화 방법 개발, 이를테면 면역학적인 접근법 개발로 꿀벌의 폐사를 감소시키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한 후 현장에서 효과를 검증해 양봉업과 자연환경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아윈바이오에서는 특정 꿀벌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를 꿀벌에 전달함으로써 예방과 치료를 가능케 하는 ‘수동면역 백신’을 개발해 꿀벌에게 적용할 계획이다. 꿀벌은 후천성 면역체계가 없어 스스로 항체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아윈바이오에서는 먹장어 항체 유전자를 기본으로 하는 꼼바디를 개발해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꼼바디’라는 단어는 먹장어에서 추출한 항체를 말하는데 먹장어를 다르게 부르는 꼼장어의 ‘꼼’에다 항체(Antibody)의 ‘바디’를 합성한 것으로 세계 최초로 추출에 성공했다.

현재 아윈바이오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퍼져 있으며 가장 빈번하는 발생하는 ‘날개불구바이러스’에 대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꿀벌에 손상을 주는 날개불구바이러스 감염증(Deformed wing virus infection: DWV)은 1980년 대 일본에서 발견된 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감염된 후 탈색과 기형,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꿀벌은 48시간 정도밖에 살지 못하며, 벌무리에서도 퇴출된다. 이러한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해외의 꿀벌 질병에 대한 대책 사례를 살펴보면,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해 구제하는 대책 사례는 아직 없으며 세균성 질병, 진균성 질병 및 기생충성 질병에 대한 구제책은 다소 있다.

아윈바이오에서 개발한 특이 항체인 ‘꼼바디’는 앞으로 날개불구바이러스 등 꿀벌의 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예방과 치료하는 주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태성 대표


락토메이슨 손민 대표(마이크로바이옴·건강기능식품)=최근 바이오테크놀로지 기술 등의 발전으로 인해 그린바이오산업은 고용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린바이오 5대 유망산업 중에서도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글로벌 시장규모는 2030년까지 1519억 달러(19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마이크로바이오타(Microbiota·세균, 원생생물 및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미생물군)’와 ‘게놈(Genome)’의 합성어다. 미생물 집단 또는 미생물 자체를 말하며 현재 광의적으로 인간뿐 아니라 동물과 식물의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포괄한다.

특히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 기술의 발달과 수많은 질병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면서 인체 유래 마이크로바이옴이 미래 바이오산업의 핵심 소재로 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의 활용은 식음료, 치료제, 진단, 화장품, 농업, 수의학까지 산업 전반에 걸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고 있다.

현재 형성된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와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를 중심으로 한 식품이 전체 시장의 83%를 차지할 수 있을 정도로 식품분야가 대부분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적당한 양 섭취 시 인체(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살아있는 세균을 총칭하는 말로, 쉽게 말해 유익균이다. 대표적으로 락토바실러스균, 비피더스균, 엔터로콕쿠스균이 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락툴로스나 락티톨, 프락토올리고당, 이눌린 등과 같은 복합 탄수화물이다.

마이크로바이옴 식음료 시장은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에 대한 지속적 투자와 함께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따라서 프로바이오틱스의 국산화를 통해 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락토메이슨은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인체와 발효식품 유래의 좋은 균을 선별해 장 건강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환을 예방·개선·치료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유산균 개발과 생산, 판매까지 모든 작업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으며 독자적인 배양 기술을 통해 고품질의 프로바이오틱스 원료도 대량 생산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틱스 기업은 많지만 이처럼 유산균 원료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손에 꼽을 정도다.

또한 자체 연구개발한 다양한 기능성 균주를 생산해 셀트리온, 풀무원 등 다양한 식품 및 제약회사 등에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락토메이슨은 프로바이오틱스 원료 국산화와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핵심기술 보유하고 있어 국내 바이오산업을 활성화하고 성장·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손민 락토메이슨 대표이사

 

경상국립대 축산과학부 주선태 교수(배양육)=배양육은 최근 그린바이오산업의 핵심산업으로 평가받는 사업이다. 실제 고기처럼 제조한 인공 고기를 ‘대체육’이라고 하는데, 동물의 줄기세포를 채취한 후 먹을 수 있는 육류로 배양하는 ‘배양육’과 식물성 원료를 고기처럼 가공한 ‘식물성 대체육’으로 나뉜다.

배양육은 기존 육류 소비를 2030년에 10%, 2040년에 35%까지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대체육으로 시판되고 있는 ‘식물성 고기’는 대부분 콩 단백질을 바탕으로 제조된 콩고기로 영양, 식감, 맛 등에 있어서 실제 고기와는 차이가 있다. 반면에 ‘배양육’은 실제 고기와 유사한 영양, 맛과 식감을 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양육은 동물의 근육 줄기세포를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육류를 배양하고 생산하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미래의 고기’로 불리는 배양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대기업 식품회사는 물론이고 중소 식품회사나 스타트업들이 속속 배양육 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배양육은 전통적인 대규모 축산업에 비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적어 친환경적이고, 가축의 사육과 도축 과정에서의 윤리적 부담도 적어 미래 육류 소비의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확실한 기대를 받고 있는 배양육이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들도 많이 있다. 무엇보다 아직은 생산단가가 너무 높고 실제 고기와 맛과 조직감에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생산단가를 낮추고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조직감을 가지도록 하는 기술개발이 국가 간에 또는 업체들 사이에 경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배양육 개발의 후발주자인 우리나라는 전략적으로 배양육 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생산 기술을 연구하고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전문시설의 마련이 시급히 필요하다.

배양육의 생산에는 근육줄기세포, 지지체, 배양액 및 배양장치 등 네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배양육 생산을 위해서는 능력이 좋은 근육줄기세포를 확보해야 하고 줄기세포가 잘 부착해 자라면서도 고기의 조직감과 유사한 지지체(Scaffold)가 있어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경제적이면서도 효율성 높은 배양액과 세포의 대량배양이 가능한 3D 배양장치도 개발돼야 한다. 생명과학과 식품과학의 융복합 기술이 필요한 복잡한 생산구조를 가지고 있는 배양육 산업의 특성상 향후 산업이 활성화되면 그만큼 많은 좋은 청년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다.

올해 진주시가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조성’ 사업을 유치하게 된다면 진주시가 우리나라 배양육 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선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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