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진주삼천지교(晋州三遷之敎)
[기고] 진주삼천지교(晋州三遷之敎)
  • 경남일보
  • 승인 2023.02.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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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국 진주시의회 윤리특별위원장
 
신현국 진주시의회 윤리특별위원장


수도권 인구 과잉 집중으로 인한 인구 균형의 상실은 대한민국의 근간을 뒤흔드는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사회로 돌입한 우리나라 인구의 문제는 심각하다.

지난 2021년, 행정안전부는 인구감소 89곳을 지정해 행정·재정적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진주시를 제외한 서부경남의 대부분 지역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진주시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 진주시는 지난 2015년 혁신도시 개발사업으로 본격적인 인구유입이 시작돼 이제는 명실상부 서부경남의 중심도시가 됐으나 이것은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한 ‘인구 모셔오기’에 불과하며, 이전기관 인력이 빠져나가는 순간, 인구 급감을 막을 방법이 없다. 또한 혁신도시 공공기관 2차 이전으로 인한 추가적인 인구 유입도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

진주시 인구수는 2021년 대비 약 1%인 3315명이 감소했는데 만 9세 이하는 6.5%, 35세 이상 49세 이하는 3.2%가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74세 이하 인구는 5% 증가했다. 혁신도시 사업 이후 처음 보이는 경제인구의 이탈이다. 그리고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의 청년인구는 2020년 대비 5.53%가 감소했고, 만 14세 미만의 영유아를 포함한 아동 인구 또한 7.2%가 감소했다.

이에 ‘정주여건’을 개선해 더 이상의 인구 유출은 막고, 인구를 유입시키자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러한 것에 역행하는 단면이 있다. 진주시 지역 내에 오랜 시간 방치돼 있는 학교 부지 몇 군데가 그러하다. 이미 도시계획상 용도 반영돼 있는 부지임에도 학교가 세워지지 않은 상태로, 잡초만 무성한 채 오랜 시간 방치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와 한정된 예산을 이유로 학교 설립이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안전하고 쾌적한 학습권의 보장과 효율적인 예산의 집행이라는 두 가치가 충돌될 때,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물론 학교 신설 요인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출산율 저하로 학생 수가 점차 감소하고 있고, 신도시를 계획할 때마다 학교를 신축하는 것은 사회적인 낭비로 보일 수 있다.

지역구인 평거지구 주거지 한복판에 3300평 규모의 공터가 10여 년간 방치되고 있다. 이미 도시 계획상 반영돼 있음에도 오랜 시간 방치돼,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으며, 위험한 환경에 불안한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다. 학교 신설 문제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관한 질문이며, 그 해결방안은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진주시는 이미 그 답을 내놓고 있다.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진주’ 우리 아이들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적극적으로 나서 교육도시의 위상을 찾는 일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맹모삼천지교’ 맹자의 어머니가 그러했듯 ‘진주삼천지교’ 이제는 진주가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 미래를 향해 우리 아이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고, 젊음 세대가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도록 만남에서 결혼 출산 육아의 희망을 이룰 수 있도록 진주시가 나서야 한다. 출산율은 여러 사회적 문제들의 총집합체이다. 인구 문제는 사람의 삶 그 자체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단번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대가 변했다. 더 이상 출산과 육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부모는 안심하고 일할 직장이 필요하고 아이는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교육환경이 되도록 이 시대에 적합한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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