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고려대 명예교수

2030년 개최예정인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지금부터 유치전이 각국에서 물밑작전이 전개되고 있다. 그래서 내 나름대로 하나의 아이디어가 있어 약 6개월 전에 부산시장 앞으로 등기 편지를 하나 보냈다. 그런데도 접수를 했는지 못했는지 아무런 회신도 없어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궁금하고 실망스럽다.
필자가 정책적인 아이디어로 건의를 한 것은, 엑스포를 계기로 부산만이 가지는 하나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들면 어떠할까라는 생각에서, 외국인들이 자주 이용하는 해운대 해수욕장의 건너편 달맞이공원의 언덕 위에 대형의 예수상을, 그리고 부산국제항인 영도의 태종대나 남구의 신선대에 대형 좌불상을 세우는 것이다. 이에 관련되는 대강의 그림과 함께 그 취지를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중국의 노자(老子)는 글에서 장이부재(長而不宰)라는 말로, 일국의 통치자는 다스리지 않는 듯이 다스리는 사람이 가장 뛰어난 지도자라고 했다. 그리고 그의 제자가 어떠한 지도자가 가장 훌륭한 지도자인가의 질문을 받고 백성들의 마당에 놓인 섬돌을 물로 씻어주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과연 우리의 정치 지도자 가운데 이러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있을까이다. 근래 우리나라 정계의 모습을 보면 여야를 물론하고 한심할 뿐이다. 정치가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안겨주기는커녕 실망과 짜증만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러한 고질적인 정치풍토를 해소하고 선진적인 새로운 정책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치의 중심에 서 있는 국회가 따라주지 못해 안타깝다. 오로지 선량들의 눈에는 어떻게 하면 차기의 선거에서도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는가의 생각만 머릿속에 가득한 듯이 보일 뿐이다. 정치인이 국민들을 걱정하고 편하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오히려 그들을 걱정하고 있는 꼴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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