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인공지능(AI)은 축복인가
[경일시론]인공지능(AI)은 축복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23.03.0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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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변옥윤 논설위원


AI가 바둑왕 이세돌을 꺾었을 때의 충격은 엄청났다. 그러나 인류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사이 AI는 무섭게 진화해 지구촌을 멘붕상태에 빠트리고 있다. ‘챗GPT’라는 괴물(?)이다. 무엇이든 답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지능을 능가할 수 있다는 위협적 존재로 등장한 것이다. 굳이 토인비의 ‘역사발전’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류는 위기를 역사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으로 극복, 발전의 전기로 삼아 왔다. 맬더스가 ‘인구론’으로 미래에 대한 경고장을 보냈을 때 산아제한과 농업혁명으로 대처, 그의 이론을 극복해 나갔고, 중세유럽의 페스트 팬데믹은 봉건사회의 붕괴와 대량 생산, 기계화라는 산업혁명을 불러왔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의 발달은 코로나 팬데믹의 산물로 또다른 역사발전인가? 두고 볼 일이다. 때맞춰 네이버는 삼성과 손잡고 ‘글로벌 AI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챗GPT’보다 6500배나 더 정밀하고, 정확한 한글 구사로 ‘AI 하이퍼 클로바’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곧 출시한다는 것이다. 정보 간의 교차, 반복 교류로 오류를 실시간으로 정정하고,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수용,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나아가 맞춤형 AI도 가능해져 일상에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의 진화가 가능해져 모든 산업과 생활을 지배하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진다. 전문가들도 인공지능에 의존하고 확인해야 하는 시대가 눈 앞에 도래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상황에 편승한 듯 어느 학자는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를 신의 축복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인구 감소로 인한 부족한 노동력은 AI가 대신하는 반면 식량과 주택난은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합계출산율이 0.78로 세계에서 가장 낮고, 2050년이면 노동연령 인구와 생활수급자의 비율이 같아지는 비관적 지표를 무색케 하는 주장이지만 실제로 인공지능의 발전과 인구 감소에 가장 두려움을 느끼고, 중심을 잡지 못하는 부류는 바로 MZ세대다. AI가 무엇이든 답해 줄 수 있다면 인간의 영역은 줄어들 수 밖에 없고 ‘내가 할 일은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회의감에 빠져 헤매고 있는 양상이다.

결국은 AI에 예속되어 살거나 단순노동으로 연명해야 하는 극한적 상황에서 노인들을 부양해야 하고, 기성세대들이 남겨 준 부채를 떠 안아야 하는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변화를 제대로 가이드 하지 못하는 이 순간에도 AI는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들을 고민에 빠트린다. 인공지능과 인구 감소가 신의 축복이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의 과제라는 점에서 MZ세대들의 시름은 깊어가고 있다. 단편적으로는 지금의 휴대폰 판매점과 부동산사무소, 병의원 만큼이나 AI기기를 취급하는 점포, 맞춤형 AI 전문점이 보편화되고, 관련 산업이 블루칩으로 각광을 받는 반면 언론의 논설과 해설, 비평, 문학의 창작영역, 순간판단이 요구되는 스포츠의 심판 등은 상당 부분 AI에 잠식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새로운 직종이나 산업, 일자리 창출 보다는 소멸되거나 쇠퇴하는 직종과 직업군이 더 많아 질 것이라는 예측도 설득력을 갖는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둡고 긴 터널을 막 벗어나 지구촌이 다시 활력을 되찾고 있다. 사람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침체된 경기를 회복하려는 노력도 탄력을 받고 있다. 팬데믹 이후의 변화가 예측되고 그 중심에 인공지능(AI)가 자리잡고 있는 것은 명약관화한 현실이다. 지난 시절 반도체와 디지털에 집중해 오늘날의 먹거리를 장만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듯 이제는 인공지능에 집착해야 할 때다. 관련 인재를 양성해 인적자본을 튼튼히 하고 인공지능을 산업화하는 빠른 행보가 절실하다. 원자력과 방산, 휴대폰 등 한정된 먹거리에서 탈피, 정보전쟁에서 이기는 지식형산업으로의 이행은 역사발전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치는 정쟁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르고 있다. 3류 정치의 전형이다.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데 머리를 맞대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치도 세계일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실시간 업그레이드 되는 AI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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