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이번 조합장 선거, 예전과 달랐다
[기자의 시각]이번 조합장 선거, 예전과 달랐다
  • 박철홍
  • 승인 2023.03.13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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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홍 기자


지난달 말 ‘현직이 낙선하면 이상한 조합장 선거’라는 제목으로 기자의 시각을 썼다.

글의 요지는 농·축·수협 조합장 선거의 경우 ‘깜깜이 선거’로 현역 조합장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이라는 내용이다. 선거운동 방식과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한 선거법으로 신인들은 얼굴을 알리기 어렵기 때문에 매번 선거에서 그래왔듯이 이번 선거에서도 현역 프리미엄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일 개표함을 열어 보니 전국적으로 볼때는 이 말이 맞았다. 하지만 경남, 경남 시·군 중에서도 진주지역에서는 이변이 속출했다.

이번 선거 경남 당선자들 중 현직 조합장은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농협 조합장 당선자들 중 현직은 농협 134명 중 65명(48.5%), 수협 18명 중 8명(44.4%), 산림조합 18명 중 8명(44.4%)에 그쳤다.

특히 진주지역 현직 조합장들이 대거 교체돼 눈길을 끌었다. 3곳 중 2곳에서 물갈이가 이뤄졌다.

진주 금곡, 금산, 대곡, 동부, 서부, 중부, 남부, 북부, 문산, 수곡, 진양 농협과 진주축협, 진주원예농협, 진주시산림조합 등 14곳 중 9곳에서 새로운 당선자가 나왔다. 진주 인근 산청에서도 교체 바람이 불었다. 도내에서 조합원(8723명)이 가장 많은 산청군농협은 도전자가 현직 조합장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반면 전국적으로 살펴 보면 현직 조합장의 강세 현상은 두드러졌다. 전국에서 1114명의 농·축협 조합장이 당선됐는데 조합장이 바뀐 조합은 421곳(38%)으로, 2019년 2회 선거 때보다 4%포인트 감소했다.

이 같은 전국 수치로 보면 경남 평균 교체율 50%,특히 진주지역에서의 물갈이 폭 64%는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한번 조합장에 당선되면 재선은 기본이고 3선, 4선까지 자리를 지켰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조합원들이 안정적인 조합 운영보다는 변화를 더 선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새로운 인물이 기득권을 타파해주길 바랐을 것으로 보인다.

고인물은 썩기 마련이고, 견제없는 절대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다. 이번에는 조합원들이 직접 나서 새 인물을 대거 조합장 자리에 앉혔지만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한번 당선되면 죽을때 까지 조합장을 차지할 수 있는 연임·중임 규정이나 신인 도전자의 발목을 잡는 지나친 선거운동 제약은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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