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인가 환상인가…하미혜 60년 화업 담은 개인전
나비인가 환상인가…하미혜 60년 화업 담은 개인전
  • 백지영
  • 승인 2023.03.15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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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환타지의 경계를 넘다’展…이성자미술관…내일부터 내달 5일까지

17일부터 내달 5일까지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은 이성자 화백이 아닌 다른 작가의 작품들로 가득 찬다.

여류 화가가 흔치 않았던 시절부터 60년 이상 한국화의 길을 걸어온 현대 진주미술의 산증인 하미혜(83) 작가가 그 주인공.

지난 2015년 개관한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 이성자 화백이 아닌 다른 지역작가의 개인전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술관은 그간 이성자 화백 작품 전시 외에는 여러 작가들이 참여하는 기획전 정도에만 드물게 빗장을 열어왔지만, 지역 미술계의 살아있는 큰 어른에게 기꺼이 문호를 개방했다.

하미혜 作 ‘Butterfly Image’(2022)


이번 전시는 ‘현실과 환타지의 경계를 넘다’라는 제목으로 미술관 전관을 활용해 하 작가의 한국화 여정을 총 망라한다.

긴 화업을 증명하듯 300점이 넘는 작가의 소장 작품 중 100여 점을 엄선해 미술관으로 옮겨 왔지만 미술관 2층 전관을 활용해도 이를 담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전시를 이틀 앞둔 15일, 준비한 작품 중 전시에서 제외할 작품을 고르는 작가의 눈엔 아쉬움이 그득했다.

미술관 측이 전시 작가로 그를 선정하면서 80대의 나이로 인생 최대 규모의 개인전에 나서게 된 작가는 전시실 곳곳을 누비며 작품을 선별하는 등 의욕을 보였다.

이번 전시는 크게 우리 민족 고유의 장식적 이미지를 담아낸 ‘정의 시기’, 역사의 흔적으로서의 이미지를 그렸던 ‘적의 시기’, 나비로부터 발현된 신비주의적 이미지로 완성되는 ‘접의 시기’ 등 3개의 시기로 구분돼 열린다. 작가의 최근작까지 시기에 따라 완만히 변화해온 작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1941년 진주에서 태어난 하 작가는 영혼의 자유와 인간성의 고귀함을 나비로 표현하는 이른바 ‘나비 작가’로 진주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작가는 과거 ‘흔적’ 연작을 통해 전통 여성 장신구를 그리는 과정에서 유난히 많이 등장하던 나비에 매료됐다. 회화로 표현하기 위해 나비의 윤곽을 구성 형식으로 한지에 담아내는 작업을 시작했고, 나비의 선과 문양에서 샤갈·피카소의 작품을 만났다. 최근에는 나비 날개 문양을 확대한 극사실주의적 현대 한국화를 그려오고 있다.

이성석 미술평론가(남가람미술관장)는 그의 작품에 대해 “순수 자연주의적인 조형성으로 자유분방한 화면을 이끌어가면서 항상 새롭고 경이적인 세계에 발을 디디고 서있다”며 “가장 본질적인 예술의 정수를 제시했다”고 평했다.

하미혜 작가는 “먹과 분채, 화선지를 이용해 그간 터득한 모든 기법을 활용해 작품을 만들었다”며 “한국화의 다채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작품을 선정한 만큼, 기법에 중점을 두고 감상하면 더 흥미로운 전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하미혜 作 ‘Butterfly Image’(2010)
하미혜 作 ‘情’(1993)
 
하미혜 作 ‘Butterfly Image’(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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