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 자료 10만 점 ‘눈앞’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 자료 10만 점 ‘눈앞’
  • 박성민
  • 승인 2023.03.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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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서·고문서·족보 9만 3000여 점
지역 변화, 출향민 참여 등 다양화
전시 및 대중화 적극 운영할 계획
경상국립대학교 고문헌도서관의 소장 자료가 10만 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소장 자료 가운데 36건 3734점은 경남도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경상국립대는 2001년 ‘문천각(文泉閣)’을 설치하여 경남지역 고문헌을 본격적으로 수집하여 경남지역 역사자료인 고서·고문서·책판·족보·향토사 자료 등을 지역민으로부터 무상 기증 기탁받았다.

2018년 3월 전국 대학 도서관 최초로 고문헌 전문 도서관을 신축 개관한 이후 2021년 1만여 점, 2022년 7557점을 무상 기증받아 현재 소장자료가 9만 3000여 점에 이르렀다. 소장자료 10만 점 달성이 눈앞에 다가왔다.

고문헌도서관 관계자는 “올해도 진주시 수곡면 진양하씨 송정 종택 등 지역민의 기증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라면서 “이는 고문헌을 소장한 문중 종손의 고령화와 한학 세대의 단절로 문중에서 더 이상 고문헌을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고문헌을 대학에 기증하여 전문적으로 보존 관리해 주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조성됐다”라고 말했다.

고문헌도서관은 그동안 구매가 아닌 기증 기탁 방침을 일관되게 고수해 왔다. 찾아가는 고문헌 상담, 문중 관계자와 끊임없는 소통, 물질보다 다양하고 지속적인 예우 등을 통해 고문헌 기증이 문중 선양과 기증자의 명예에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설득했다. 그 결과 경남지역에는 고문헌 기증에 대한 공감대가 널리 형성됐다.

최근에는 고문헌 기증과 관련하여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역민이 고문헌을 보따리에 싸 와서 기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함양 지곡면의 권상, 진주 신안동의 조한철, 산청 신등면의 김영진 씨는 고문헌도서관을 직접 방문하여 문중 고문헌을 기증했다. 특히 권상 씨는 선조 관련 고문헌이 경매로 거래되는 것을 발견, 이를 구매하여 고문헌도서관에 기증하기도 했다. 고문헌 기증 지역도 넓어지고 있다. 이대용 씨는 경북 청도에서 고문헌 217점을, 김남희 씨는 거창 가조에서 고문헌 196점을, 창원에 사는 권용근 씨는 이당 권재규 선생 초상화를 고문헌도서관에 기증했다.

출향민의 고문헌 기증도 늘었다. 진주 사곡 출신 하병동 씨는 울산으로 이사하면서 옮겨간 회봉 하겸진 선생 소장 고문헌 2250점을, 진주 대곡 단목 출신 하만구 씨는 현재 경기도 성남에 사는데 소장 고문헌 46점을 고문헌도서관에 기증했다. 경남에 고문헌도서관이 없어 문중 고문헌을 맡길 곳이 없을 때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맡겼다가, 고문헌도서관 개관 후 고문헌을 돌려받아 경상국립대에 재기증하는 사례도 있다. 진양하씨 단지공파 문중(대표 하순봉) 3668점, 진양하씨 창주공파 문중(대표 하택선) 3233점, 진양하씨 운수당 문중(대표 하순기) 4331점이 재기증 사례다.

고문헌도서관 문선옥 관장은 “인적·물적 자원이 서울로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고문헌만은 경상국립대로 집중되고 있다. 지역학 자료를 지역의 거점 국립대학교가 수집하여 연구하는 것이 지역과 대학이 상생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고문헌도서관 관계자는 “급변하는 사회에서 경남지역 고문헌이 흩어지지 않도록 수집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경상국립대 고문헌도서관이 한국학 자료 경남 거점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면서 “수집뿐만 아니라 수집된 고문헌의 내용과 가치를 대학 구성원과 지역민이 공유하도록 다양한 전시 및 대중화 프로그램도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조선 말기 왕실 화가 석지 채용신이 그린 고문헌도서관 및 문중 소장 초상화 10점을 전시하여 관람객 3000여 명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은 게 대표적 사례다.

박성민기자



 
사진은 2022년도 고문헌 기증자로 권상, 권용근, 김남희, 김영진, 이대용(윗줄 왼쪽부터), 한봉구, 조한철, 하만구, 하병동, 하순기(아랫줄 왼쪽부터)./사진=경상국립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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