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일본 수산물 과도한 공포는 피해야
[기고] 일본 수산물 과도한 공포는 피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23.03.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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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근 국립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2011년 3월 11일 일어난 동일본대지진과 이어진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사고로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에 대한 공포가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심지어는 과학자들까지 나서서 일본 수산물은 물론 우리나라 생선도 못 먹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일본 정부가 ALPS 처리수를 방류했을 경우 정말 문제가 된다면 어느 나라가 피해를 가장 많이 받을까. 우리나라 앞바다에서는 서쪽 중국에서 온 생수병이나 비닐 포장지와 같은 바다쓰레기는 많이 볼 수 있지만 동쪽 일본에서 떠내려 온 바다쓰레기는 보기 힘들다. 바다쓰레기와 마찬가지로 ALPS 처리수를 방류하면 그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나라는 우리나라나 중국이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다. 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일본 ALPS 처리수 방류 소식에 별 관심도 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LPS 처리수의 해양 방출이 국제법 및 국제관행에 맞는 조치이고 거기에 IAEA(국제원자력기구) 리뷰도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이해해서 그렇다. 실제 전 세계에서 일본 ALPS 처리수 방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과 북한, 중국 등 일부밖에 없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 ALPS 처리수의 경우 다른 방사능 핵종은 대부분 제거되어 있어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일부 환경 단체에서 삼중수소를 가지고 걸고 넘어지고 있다. 삼중수소는 실험실 조건에서 아주 비정상적으로 높은 농도의 경우 생쥐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실 연구도 없고 사람에게 해를 끼쳤다는 사례도 없다. 자연상태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우주선이 생성하는 삼중수소 방사능 양은 연간 15E16 베크렐 이며 건물내의 삼중수소 양은 가장 많은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2021년 4월 기준으로 1E15 베크렐이라고 한다.

2016년 7월부터 우리나라 어선들이 일본 수역에서 6년째 조업을 하지 못해 일부 업종에서는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한편, 일본 수역에서 조업할 필요가 없는 다른 업종에서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로 국내 수산물 가격 경쟁이 높아져 이익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북태평양 전체를 돌아다니는 갈치와 고등어에 국경이나 국적이 없다. 후쿠시마 앞바다 공해에서 대만 어선이 잡아 우리나라로 수출해 포항에서 과메기로 파는 꽁치는 그 국적이 ‘대만산’이라 국내에서는 아무도 걱정하지 않고 잘 먹고 있다. 뒤늦게 우리나라 수산물은 방사능 영향을 거의 안 받으니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고 한들 누가 믿어주겠는가. 과학적 사실에 입각해 ALPS 처리수의 방사성 물질은 일본 수산물의 안전성이나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알리는 수밖에 없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의 전문가도 참가하는 형태로 원자력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인 IAEA가 리뷰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해를 촉진하고 안심감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매일 물로 세수도 하고 목욕을 한다. 우리 몸을 씻고 빨래와 세탁을 하는 것도 결국은 농축되어 있는 때와 오염물질을 물로 희석을 하는 행위이다. 마찬가지로 ALPS 처리수도 농축된 상태로 육지에 모아둘수록 사람들 건강과 생명에 위협이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전 세계 원전이 하고 있는 것처럼, ALPS 처리수는 바닷물로 희석시키는 것이 지금 기술로는 최선의 방법이다. 일본 ALPS 처리수 방류를 두고 깊은 생각도 안 해보고 환경 극단론자의 주장에 동조해 수산물을 안 먹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유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과학적 근거에 기초하지 않은 주장으로 생긴 소문이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하는 한국 어업인과 수산업 종사자들에게는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맞는 일이 될 수 있다. 심지어는 애꿎은 양식업자들까지 도산을 한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소동 피해는 결국 어업인들이 다 받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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