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남강’ 결국 자리 옮긴다
‘아트스페이스 남강’ 결국 자리 옮긴다
  • 백지영
  • 승인 2023.03.29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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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문예회관 주차장 부지서 철거
그동안 위치 적절성 놓고 논란 이어져
진주 대표 건축물로 꼽히는 경남문화예술회관의 건축사적 가치를 해친다는 지적이 나왔던 ‘아트스페이스 남강’이 설치 3년 만에 자리를 옮긴다.

경남문화예술회관은 지난 28일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주차장 부지에 설치된 예술 창작 공간 ‘아트스페이스 남강’ 컨테이너 2개 동을 철거했다. 상반기 중 다른 장소로 이설하고 여름께 직영 운영을 시작할 계획으로, 현재 진주시 부지와 경상국립대 부지를 놓고 막판 협의 중이다.

‘아트스페이스 남강’은 경남문예회관이 지난 2020년 조성한 예술 창작 공간이다. 그간 경남문예진흥원이 위탁 운영한 결과 서부경남 작가 17명이 △활동비·재료비 등 지원 △작가 통합 전시 등 혜택을 제공받았다.

논란에 휩싸였던 부분은 역할이나 기능이 아닌 위치다. ‘아트스페이스 남강’이 문예회관 주차장 한편에 자리 잡는 게 적절한지를 두고 지역사회에서는 찬반양론이 제기돼 왔다.

경남문예회관은 한국 현대 건축을 대표하는 건축가 김중업의 역작으로 진주를 대표하는 건축물 중 하나다.

하지만 2020년 문예회관에서 90여m 거리의 주차장 부지에 ‘아트스페이스 남강’ 컨테이너 2개 동이 들어서고 이후 문예회관과 더 가까이 2층 규모의 도립예술단 창작관 공사까지 시작하면서 논란이 본격화했다.

지난해 2월 진주문화유산원·진주향당·진주문화예술재단·진주문화원·진주예총 등이 진주시민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저지 행보에 나섰다. 대책위는 이들 건물이 문예회관의 건축사적 가치와 공간 미학을 훼손하고, 기존에도 부족했던 주차 공간을 더욱 축소했다며 ‘아트스페이스 남강’ 이전과 도립예술단 창작관 건립 중단을 촉구했다.

당시 대책위가 시민 1000여 명에게 자체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80% 이상이 두 곳 모두 문예회관의 건축사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답한 바 있다.

반면 진주민예총은 “(‘아트스페이스 남강’ 위치가) 회관 내에 있는 것이 사업 추진에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기존 위치 유지를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간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도는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지난 10일 조현신 도의원이 도정질문을 통해 현 위치가 타당한지 따져 묻자, 차석호 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검토가 좀 부족했다는 생각에 일정 부분 동의한다”고 답했다.

지난 28일 철거 작업이 진행되자 지역 문화계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황경규 진주시민대책위 실행위원장은 “시민들의 의사가 경남도로 전달돼 철거로 이어져 다행스럽다”면서도 “창작관 활용과 줄어든 주차장 확보 문제는 여전한 만큼 이들 문제도 지속해 제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완수 진주민예총 지부장은 “빠듯한 예산으로 컨테이너로나마 작가들을 위해 만들어줘 소중한 공간이었다”며 “철거가 더 나은 여건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재개가 흐지부지 유야무야 되진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밝혔다.

노주식 경남문예회관 공연부장은 “경관 훼손 민원은 있었지만 기능은 문제없었던 만큼, 기존에 준하는 괜찮은 공간에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지난 28일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앞에 설치된 예술 창작 공간 ‘아트스페이스 남강’ 컨테이너가 철거되고 있다. 경남문예회관은 진주지역 내 다른 부지로 ‘아트스페이스 남강’을 이설해 올여름께 운영을 재개할 계획이다. 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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