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미소’ 경남연극제 3관왕 "제주도로 간다"
극단 ‘미소’ 경남연극제 3관왕 "제주도로 간다"
  • 백지영
  • 승인 2023.03.3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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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34년 만에 첫 대상, 희곡상·관객심사 대상까지…대한민국연극제 진출
단체 금상 극단 현장·극단 이루마…연기대상 박승규·김수현 공동수상

올해 경남연극제 연극제에서는 창원 극단 미소가 ‘난파, 가족’으로 단체 대상, 희곡상, 관객 심사 작품 대상 등 3관왕에 올랐다.

지난 29일 오후 7시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제41회 경남연극제 폐막식과 시상식이 열렸다.
 

제41회 경남연극제에서 단체 대상을 수상한 창원 극단 미소의 ‘난파, 가족’ 한 장면. 사진=경남연극제 집행위


경남연극협회 소속 11개 지부 13개 극단이 참여한 연극 축제가 지난 17일부터 이어진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자리인 만큼 경남 연극인 대부분이 자리를 찾았다.

그간 매일 저녁이면 이곳에서 연극이 무대에 올랐던 만큼, 이날도 이 시간대에 연극을 볼 수 있다고 착각해 헛걸음을 한 시민도 눈에 띄었다.

올해 연극제는 마스크 착용 등 공연장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펼쳐진 첫 연극제인 만큼, 관객 5000여 명이 방문하며 성황을 이뤘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1개 비경연작을 제외한 12개 경연작을 대상으로 단체상 7종, 개인상 9종, 관객심사 작품대상 1종, 최우수 관객 심사단상 1종 등에 대한 시상이 진행됐다.

그 결과 창원 극단 미소의 ‘난파, 가족’(장종도 작·연출)이 단체 대상과 관객 심사 작품 대상, 희곡상 등 3관왕에 올랐다. 갈등과 대립에 근거해서 코믹하면서도 아픈 이야기로 관객의 몰입을 유도한 작품이다.

최우수 관객 심사단으로 선정된 정한나 관객심사위원은 “가족들의 심리 상태를 유머스럽게 표현하며 재미를 전해줬다”며 “우리 사회가 점점 개인주의가 되어가는 가운데 가족에 대한 의미와 소중함을 일깨워줬다”고 소개하며 관객 작품 대상을 전달했다.

이어 2년 연속 희곡상(장종도 작가)에 이어 단체 대상까지 거머쥐자 객석에서는 “난파, 제주도(올해 대한민국연극제 개최지) 가자!”는 환호 섞인 외침과 함께 기립 박수가 터져나왔다.

수상 소감은 최근 암 투병을 뒤로 하고 연일 연극제를 찾았던 극단의 창단 대표 천영훈 예술감독이 나섰다.

천 예술감독은 “1989년 6월 봉곡동 4평 반지하에서 극단을 시작했다. 그 당시 우리 극단에 들어온 친구가 이 희곡을 쓴 장종도 연출”이라며 “상을 받는 것보다 이런 친구를 키워냈다는 게 더 고맙다”고 했다.

장종도 연출은 “극단 창단 34년 만에 처음으로 받은 단체 대상을 탄 만큼 ‘숙원 사업’이 해결돼 속이 시원하다”는 심경을 밝히며 “제주도에서 경남 연극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그간 들은 조언을 보완하는데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단체 금상은 섬세하고 세련된 연출력과 함께 미장센이 돋보인 진주 극단 현장의 ‘반추’(차근호 작, 고능석 연출)와 높은 관객 호응과 함께 순수하고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를 보여 준 김해 극단 이루마 ‘당신이 좋아’(국민성 작, 이삼우 연출)에게 돌아갔다.

단체 은상은 통영 극단 벅수골 ‘곰팡이들’(유보배 작, 장창석 연출), 함안 극단 아시랑 ‘후궁 박빈’(한윤섭 작, 손민규 연출), 마산 극단 상상창꼬 ‘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김정희 작, 김소정 연출)이 받았다.

개인에게 시상하는 연기대상은 통영 극단 벅수골 박승규 배우(‘곰팡이들’ 이해석 역)와 함안 극단 아시랑 김수현 배우(‘후궁 박빈’ 흥부 처 역)가 연기대상을 거머쥐었다.

김수현 배우는 “계속 무대에 서다보니 연기대상을 주신 것 같다. 감사드린다”며 “이 자리에 함께 하고 싶었을 성민기 연출이 아버님 상으로 다른 곳에 계신다. 이 상을 연출님께 드리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박승규 배우는 “공연 순서가 5번째여서 이후 작품들을 볼 기회가 있어서 행복했다. 공연을 보며 저 스스로도 돌아보게 됐다”며 “지금까지 한 것보다 더 나은 쪽으로 해가야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연극제였다”고 말했다.

우수 연기상은 진주 극단 현장 김헌근 배우(‘반추’ 오문길 역), 마산 극단 상상창꼬 이영자 배우(‘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 선 역), 밀양 극단 메들리 이현주 배우(‘안해’ 시어머니 외 多 역), 창원예술극단 장은호 배우(‘늙은 부부이야기’ 박동만 역)가 수상했다.

연출상은 진주 극단 현장의 ‘반추’ 고능석 연출, 무대예술상은 마산 극단 상상창꼬의 ‘그 여자가 기다리는 섬’ 임종훈 조명디자이너가 받았다.

연극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심재민 전 한국연극평론가협회장은 “이번 연극제는 높은 객석 점유율과 함께 관객의 전폭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만큼 작품들의 예술적 완성도가 돋보였다”고 평했다. 이어 “급변하는 시대에 직면해서 경남의 연극예술가들이 앞으로도 더 깊은 사유와 더불어 과감하고도 다양한 예술적 실험에 매진하기를 빈다”고 말했다.

제상아 운영위원장(경남연극협회장)은 “지난 13일간 경남 연극인들은 신나고 행복한 선물을 가득 받은 것 같다”며 “축제 운영을 도와주신 경남도와 창원시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경남연극제 대상작 ‘난파, 가족’은 오는 6월 15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제41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남 대표로 참가한다. 내년 제42회 경남연극제는 김해시에서 개최된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제41회 경남연극제에서 단체 대상을 수상한 창원 극단 미소의 ‘난파, 가족’ 한 장면. 사진=경남연극제 집행위
지난 29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제41회 경남연극제 폐막식이 끝난 후 수상자와 도내 연극인 등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백지영기자
지난 29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제41회 경남연극제 시상식에서 ‘난파, 가족’으로 단체 대상을 수상한 극단 미소를 대표해 단상에 오른 천영훈 예술감독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백지영기자
지난 29일 오후 창원시 마산회원구 3·15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열린 제41회 경남연극제 시상식에서 연기대상을 수상한 극단 벅수골 박승규 배우(사진 좌측)과 극단 아시랑 김수현 배우(사진 우측)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백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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