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108] 시인 (최금진 시인)
[최광임의 디카시 행진 108] 시인 (최금진 시인)
  • 경남일보
  • 승인 2023.03.3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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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금진 시인)
 
 


몸은 야위고 정신은 푸르다

뜨겁고 환하고 온몸이 감전되는 시

그런 시 서너 줄이면 된다



-최금진 시인의 ‘시인’



신이 아니라 인간의 힘과 정신으로 질서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유럽의 철학·문예·사회 사조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자연인의 본원적인 생명력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그리스인 조르바’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지만, 그의 본령은 장편 철학시 ‘오디세이아’ 시집이다. 시인의 디카시를 읽으며 근대인의 고뇌와 한계에 저항하는 인간을 고찰한 카잔차키스를 떠올린다. 어디 그뿐인가.

강원도의 지난겨울은 혹독했다. 일상으로 여길 정도로 체감온도는 영하 25도를 웃돌았다. 남도 지역에서만 살아온 나에게는 가혹한 겨울이었다. 해발 300m 고지에 자리한 나의 집필실은 짧은 고립이 반복되었다. 남도의 꽃소식이 만화방창할 때도 집필실 봄의 대문은 빗장조차 열지 않았다. 남도의 산수유, 목련 지고 벚꽃 축제한다는 소식이 올라오고서야 이곳에 산수유 만개하고 목련이 반쯤 벙글었다. 데크 테이블에 앉으면 봄볕에 감전된 앞산 얼굴이 듬성듬성 환하다. 나는 그것을 시인이 말한 ‘서너 줄’의 시라고 여긴다. 시인·두원공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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