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 임도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산림자원이다
[경일포럼] 임도는 또 하나의 중요한 산림자원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4.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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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시인
박재현 경상국립대학교 교수·시인


임도는 임산물의 반출과 임업 경영과 산림의 집약적 관리에 기반이 되는 시설이다. 주로 목재와 같은 임산물을 반출 하는 길이고, 또 산림이 지닌 다면적 기능 발휘를 위한 산림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시설이다. 더구나 지역산업의 진흥과 주민의 복지향상에도 지대한 영향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급증하고 있는 산불 진화를 위해 임도 시설의 확충과 길 폭을 넓혀야 하는 것이 화두가 되는 현실이다.

임도는 길이다. 길은 사통팔달, 소통의 상징이다. 과거 경부고속도로가 만들어지고 난 이후 우리나라의 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전국이 일일생활권으로 진입한 것도 그 도로 때문이다. 산에 임도가 나는 것은 임업 경영 측면과 아울러 이 마을에서 저 마을로 가야 하는 농산촌 주민들에게 거리를 줄여주기 위해 필요한 일이다. 휴양, 산림레포츠 등을 즐기려는 도시인들에게는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접근하기 쉬운 휴양공간이기도 하다.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은 수많은 인명피해와 더불어 2050 탄소 중립을 방해하는 일과 같다. 1987년 중국 대흥안령에서 발생한 산불은 약 1개월 동안 100~130만ha의 산림을 소실시키고 193명의 인명피해를 냈으며, 1988년 미국의 옐로스톤 국립공원의 산불은 약 3개월 동안 70만ha의 산림을 소실시킨 바 있다. 산불은 산림생태계에 급격한 변화와 함께 환경적인 악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세계 각국은 지구환경보전 차원에서의 산불방지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매년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고, 2000년 강원도 고성과 동해안 일대에서 발생한 산불과 올해 봄 그리고 얼마 전 밀양지역에서 발생한 산불은 우리를 경악시킨 바 있다.

50년 만의 최악의 겨울과 봄 가뭄, 돌발가뭄으로 인한 산불은 이제 봄에만 발생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대륙성 기후의 영향으로 봄과 가을철이 건조하고 바람도 자주 불기 때문에 이 기간에 전국에서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데, 특히 3, 4월에 많이 발생하지만, 이제는 이러한 통계적 산불 발생도 변화하고 있다. 아까시나무꽃이 피면 산불은 끝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돼버린 것이다. 산불 발생건수도 2022년 432건으로 전년 대비 1.8배, 피해 면적은 2만 4386㏊로 34배나 증가하고 있다. 또 산불발생 건수 당 피해 면적은 약 54.8㏊로 전년 대비 1727%가 증가했다. 실로 상상 불가능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지난해는 2000년 이후 최다 9건의 대형산불이 발생했다. 2월에 영덕에서 발생한 산불로 인한 피해 면적 약 405.7㏊를 비롯해 6월에는 밀양에서 발생한 산불로 약 763㏊가 탔다.

이러한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서는 임도가 필수적이다. 소방을 위한 차량이나 장비가 진입하기 위한 길이 있어야 불을 끌 수 있는 기본 접근이 된다는 말이다. 산불은 바람을 타고 피해가 확산하고, 헬리콥터를 동원한 산불 진화도 한계가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몇몇 생태학자들은 임도의 개설이나 확대가 자연생태계에 악영향을 주고, 또 돌발강우 등 집중호우에 의해 산사태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해 반대하는 입장이다. 물론 임도는 산지를 절개해 내는 길이기 때문에 훼손이 발생하고 절토지와 성토지를 복구 녹화해 훼손지를 복구하지만, 부분적으로는 집중호우에 취약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과거 개설한 임도의 구조개량과 복구 녹화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관계 당국이 노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임도에서 발원한 산사태 등이 현저히 줄어든 것도 사실이다. 임도를 내지 않는다고 산림의 생태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산불 등으로 소실되면 복구에 오랜 기간이 필요한 만큼 더 큰 자연생태계 파괴가 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을 하지 않고 방기하는 것이 더 큰 잘못이다. 자연생태론자의 의견을 충분히 흡수하고 관심을 두는 것도 중요하다. 이 병합되는 선을 찾아야 하는 것도 임도 관리 및 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사람의 몫이기도 하다. 임도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무리가 아니다. 안정적인 임도의 개설과 개설 후 훼손지의 복구 및 관리를 얼마나 잘하는가에 따라 모두의 인식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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