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우리들의 봄날
[천왕봉]우리들의 봄날
  • 경남일보
  • 승인 2023.04.03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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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말 그대로 만화방창((萬化方暢) 호시절이다. 광양 매실마을에 만발했던 매화가 꽃비가 되어 휘날리더니 하동 십리벚꽃길이 꽃대궐을 이루고 있다. 진해 벚꽃축제에는 이미 수백만명이 다녀 갔다고 한다. 순천만정원축제도 꽃으로 극치를 이루고 있다. 산과 들이 온통 꽃잔치다.

▶마스크 없는 봄을 맞는 사람들의 감회는 더욱 새롭다. 새 시즌을 맞은 프로야구는 연일 만석을 이루고 응원의 함성이 하늘을 찌른다. 관광버스들은 모처럼 성수기를 맞아 사람들을 실어 나르기에 바쁘고 생기를 되찾은 사람들의 기운이 새봄과 함게 살아나고 있다. 봄은 봄이다.

▶꽃피고 새가 지저귀고, 봄나물에 입맛 돋구는 참 아름다운 계절이다. 그러나 농촌의 봄은 사뭇 다르다. 시한영농에 쫓기고 있으나 일손은 턱없이 부족하다. 봄날 하루볕이 가을날 열흘 맞잡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가뭄에 잦은 산불, 미세먼지, 일찍 찾아온 더워진 날씨는 농사일의 악재다. 마냥 즐기며 꽃놀이에 취하기엔 우리네 농촌의 현실은 너무 절박하다.

▶이 계절에 세계적 여론조사기관인 입소스는 ‘세계행복 2023’이라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놀랍게도 우리나라는 OECD 32개국중 31위로 최하위였다. 만족도 57%로 평균 73%에 견줘 턱없이 낮았다. 젊은이들의 애인, 배우자가 생길 기대도 최하위였다. 희망찬 봄날, 그 이면에 숨겨져 있는 우리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국내 여론조사에만 일희일비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그렇게 우리들이 봄날은 가고 있다.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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