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선진리성
[천왕봉]선진리성
  • 경남일보
  • 승인 2023.04.0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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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재 논설위원
길었던 머리를 ‘빡빡’ 밀고, 군인제복같은 교복에 검은 교모를 쓰고 입학한 중학교 첫 소풍지가 사천 선진리성이었다. 조기교육이란게 있을 수 없었던 그때, ‘My name is…., This is a pen’을 입에 달고 있던 때다. 입학후 불과 한달여 지나니 봄 소풍이라 했다. 아마도 70년대 중반의 4월 10일 직후, 벚꽃 개화 절정기였다. 다음해, 그 이듬해도 그즈음 봄 소풍지였다.

▶선진리성은 임진란 당시 일본군이 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조선 각지에 쌓은 왜성(倭城)과는 상당부분 양식이 달라 왜성이 아니라는 학계 주장도 있다. 실제로 YS 정부 당시 ‘역사 바로 세우기’ 시책 과정에서 문화재청은 왜성과 구별해 선진리왜성의 ‘왜’ 글자를 떼낸 일도 있었다.

▶해전은 물론, 세계 전사에 빛나는 이순신장군의 거북선이 출동해 첫 실전적 승리를 이끌고 일본군을 일거에 격퇴시킨 역사적 승전지이다. 선진리 앞바다에서 처음으로 거북선 포를 쐈다는 난중일기 묘사에서 확인된 바다. 세종왕과 더불어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웅, 이순신의 상징인 거북선 첫 승전이라는 성전의 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전국적 명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행정청인 경남도와 사천시의 미진한 관심 따름일까. 마땅히 지역의 선출직 책임도 없지 않다. 당장 ‘스토리텔링’, 관광성역화에 팔걷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주말 일대 성대히 ‘선진리 벚꽃축제’를 지냈지만, 여전히 만개한 벚꽃 향연이 계속되고 있다. 또 한켠, 50년 전의 절정기와 지금이 열흘 이상의 차이가 있다. 지구 온난화를 절감한다.
 
정승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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