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경일시론]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 경남일보
  • 승인 2023.04.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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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변옥윤 논설위원


우리는 지금 혼란과 어둠의 긴 터널 속을 헤메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지난 수년간 이재명으로 촉발된 선거법위반, 대장동을 둘러싼 배임, 대북송금 등 일련의 사법적 혐의에 대한 리스크가 온 나라를 옭아매고 있다. 급기야는 유·무죄를 가리는 법적 판단이 정치논리에 휘말려 진실여부와는 관련없이 진영간의 대립과 정적에 대한 탄압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버렸다. 수년간 조국으로 인한 내로남불의 사회적 가치붕괴에 이은 또다른 혼란이 온 나라를 어둠으로 가두고 있다. 비정상, 비상식(abnomal)이 논리적, 도덕적, 상식적 판단이 무너지면서 어느새 정상, 상식(nomal)으로 호도되고 마침내 새로운 정상가치(new nomal)로 둔갑하는 혼란 속에 있다. 이제는 법원의 판결도 정치논리로 재단하는 위험수위에 다다랐으니 혼란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모든 정책이 정쟁의 대상이 되고 대통령의 일거수 일투족, 말실수와 몸짓까지 문제삼는 정치풍토에 걸핏하면 과거정권을 들먹이는 논리부재의 정부여당, 지지정당에 집착, 팬덤정치에 앞장서는 사람들로 인해 민생은 돌볼 겨를이 없이 하루도 영일이 없는 날들로 국민들은 지칠대로 지친 것이다. 정치를 향해 누가 당신들에게 국민을 괴롭힐 권한을 주었느냐는 극단적인 비아냥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세상이 된 것이다.

OPEC는 또다시 원유감산을 결의하고 나섰다. 이런 가운데 세계은행은 곧 지구촌이 ‘잃어 버린 10년’에 갇힐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성장없는 사실상의 마이너스 경제가 될 것이라는 위험신호다. 이같은 국제적 환경은 우리의 현실과 겹쳐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경고음을 울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고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세워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도 모자랄 판에 사회를 병들게 하고 가치의 변화와 상식의 실종을 부추긴 정치는 미동도 않으니 국민들이 행복할리 없는 것이다.

세계1차대전후 극도의 혼란과 사회붕괴, 정신적 공황, 도덕적 해이가 미국사회를 뒤덮고 있을 때 루터교 프랭크 부크만 목사는 도덕재무장(MRA)운동을 주창하고 나서 사회를 재건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순결과 무사(無私), 진실, 사랑을 내세운 이 캠페인은 국민들에게 인간사회의 고유가치를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된 것이다. 99세의 나이로 췌장암 연명치료를 중단한 카터 전 대통령은 퇴임후 ‘사랑의 집짓기운동’에 적극 동참, 최근까지도 활동을 벌여 성공적인 사회운동가로 존경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죽음에 추도사를 카터가 해주기를 바라는 메시지를 낼 정도로 존경받고 있는 것이다. 정부 주도가 아닌 사회운동의 대표적 성공사례다. 새삼 미국의 사례를 들먹이는 것은 지금 우리사회가 국기를 바로세워 정상적이고 건전한 사회적 기풍을 세워나가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무너져 내린 가치관을 바로세워 사회정의를 곧추세우고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들만 매년 재산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불평등을 해소하고 공평한 기회와 상식적 사고가 통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국민적 캠페인이 필요한 시점에 온 것이다. 이같은 캠페인이 아니고는 기득권과 세력화로 막강한 힘을 축적해온 집단을 국민의 눈높이, 보통사람들의 가치에 맞출 방도가 달리 없다. 가장 온건하고 공감대 형성에 최적인 캠페인이야말로 병든 정치와 사회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지름길일 것이다. 결코 광화문이나 서초동에 수만명이 결집하는 그런 캠페인은 배제한다. 지금은 경제규모 세계10위권 이내의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할 절호의 기회다. 정치적 사회적 변화의 선행은 필수적이다.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 당신은 행복합니까’라는 입소스의 조사설문을 다시 한번 상기한다. ‘누가 국민을 괴롭히고 있습니까’라고 묻고 싶다. 우리 국민은 충분히 행복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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