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 챗GPT로 시를 쓰다
[경일춘추] 챗GPT로 시를 쓰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4.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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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영 경남도립남해대학 교수
김은영 경남도립남해대학 교수


“새벽 제비꽃이 꽃잎을 펴고,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온다. 아침 공기는 상쾌하며 바람은 부드럽게 불어온다. 이슬방울이 녹슨 푸른 잔디 위에 떨어지고,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를 이어주는 지평선이 조용히 눈앞에 펼쳐져 있다. 이 아름다운 풍경이 나의 마음을 채우 새로운 하루를 맞이하는 기운을 내게 한다. 나는 오늘도 새벽을 맞이하며, 자연과 함께 숨 쉬며 살아갈 것이다”

챗GPT가 써준 시다. 시를 쓰는 데 단 12초밖에 걸리지 않았다. ‘새벽, 제비꽃, 새, 아침, 공기, 바람, 이슬, 지평선’ 8개의 단어를 포함하는 시를 써달라고 요청하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순식간에 작품을 내놓았다.

물론 처음부터 이 정도 작품을 써낸 것은 아니다. 첫 시도는 단순히 ‘봄’에 대한 시를 써달라는 것이었는데, 시의 수준도 살짝 어설펐고 뭔가 아쉬운 느낌이었다. 해서 제시어를 다양하게 넣고 요청하자 더 향상된 결과물이 나왔다. 특히 2연에 나오는 ‘녹슨 푸른 잔디’라는 표현을 읽었을 때는 나도 모르게 감탄이 나왔다. 질문자의 요구가 상세할수록 답변 수준도 정교해짐을 알 수 있었다.

챗GPT의 뜻을 가르쳐달라고 묻자 “ChatGPT는 OpenAI에서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모델의 이름이며,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사전 훈련된 기계학습모델을 의미한다”고 일러준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력과 창작력까지 갖췄으니 제시어만 똑똑하게 준다면 기사나 논문, 책 편집도 척척 문제없이 해내는 인공지능 챗봇인 셈이다. 지난 14일 오픈AI사가 더 똑똑해진 챗GPT-4를 출시하면서 챗GPT는 더 유능해지고 유용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저기서 챗GPT 때문에 사라질 직업 혹은 도움 받을 직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에서 챗GPT를 이용한 웹소설 공모 소식이 올라온 것도 보았다. 반신반의하며 ‘단군신화를 이용한 소설 쓰기’를 주문했더니, 간단한 소설 줄거리와 함께 흥행 예상 비평까지 단번에 내놓았다. 관건은 결국 사용자에게 있다. 더 똑똑하게 질문하고 제대로 지시한다면 전에 없었던 유용한 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이다.

기대 반 우려 반으로 그간 설왕설래해온 질문을 던져보았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누구지?” 챗GPT가 답했다. “2023년 4월 기준, 대한민국 대통령은 박영선(朴永宣) 대통령입니다” 결론. 챗GPT는 전에 없이 똑똑한 기술이지만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속아 넘어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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