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당사자 목소리를 들어라
[여성칼럼]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당사자 목소리를 들어라
  • 경남일보
  • 승인 2023.04.11 16: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고명정 진주YWCA 사무총장


일본 정부는 이르면, 4월 말 후쿠시마 오염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가 국제적 동의를 얻어내는 동안. 12년 만에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는 일본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고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방류마저 묵인했다.

한국은 세계 1위의 원전 밀집국이다. 정부는 그 정도의 위험으로는 부족하다 생각하는지 국제적 방사능 테러 수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방관하고 있다.

방류 시점이 코 앞으로 다가온 어이없는 상황에서 한국YWCA는 지난 4월 6일,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 긴급행동으로 모였다.

“방사성 오염수의 피해는 후쿠시마 원전을 운용한 일본정부나 도쿄전력이 아닌 제3자,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의 해양생태계와 이에 기대어 살아가는 전 세계인이 감당하게 된다. 한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아니라 후쿠시마 오염수의 최전선에 있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을 때이다. 바다와 피부를 맞대고 살아가는 사람들, 수산물을 유통하고 공급하며 생업을 삼는 사람들, 정성으로 준비한 밥상을 나누는 사람들, 모든 국민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최전선 당사자이다.” (당시 한국YWCA 후쿠시마오염수 방류 저지 촉구 집회 성명서 부분)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지면, 해양생태계가 어떻게 될지, 오염수는 후쿠시마 인근과 우리 앞바다뿐 아니라 태평양 전체를 오염시킨다는 것을 연구자들의 설명을 들어야 알 수 있는 일인가?

방사능 오염이 심각한 후쿠시마 농수축산물을 섭취하면 국민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문가들만 예견할 수 있는 일인가?

고농도로 방사능에 오염된 오염수,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없다. 방사성 오염수 방출은 해양 방류 외 수증기 방출, 수소 방출, 지하 매설, 지층 주입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나 일본 정부는 처리 비용이 제일 싼 해양방류를 택했다.

우리 정부는 일본에 단호한 태도로 오염수를 해양에 투기하는 것이 아닌, 지상에 장기 보관하는 방식을 요구해야한다. 환경과 국민 안전, 생업에 절박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의 명료하고도 구체적인 목소리가 연일 쏟아지고 있는데 안 들리는가? 못들은 척 하는 것인가?

100만, 10만 목표를 세워 서명운동을 하고 기자회견, 토론회를 열고 의원에게 문자와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단체장 면담을 하고 원안위 방문을 하고 농성과 집회를 하고… 생업에 바쁜 시민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통스럽고 다 죽을 수 있는 선택을 하지 않아야 하는 지극히 상식적인 일을 어쩜 이리 힘들게 해야하는지 개탄스럽다.

윤석열 정부는 세계 흐름과 거꾸로 가는 ‘핵발전 최강국’을 주요정책으로 내세운다. 이미 8기가 들어선 울진에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40년 수명 다한 부산 고리 2호기 등 18기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의 단계를 밟고 있다. 핵발전소 부지 내 사용 후 핵연료 임시저장시설 건설도 진행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는 이해와 타협의 문제가 될 수가 없다. 핵 발전 위험과 기후위기에 당사자가 아닌 생명은 없다. 이보다 더 절박하고 시급한 문제도 없다.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국제적 방사능 테러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