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진학 장점 병설유치원 인기 시들
초등 진학 장점 병설유치원 인기 시들
  • 김성찬
  • 승인 2023.04.17 17: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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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2곳 지원자 1명도 없어 내년 2월까지 휴원
출산율 저하 따른 취학대상 원아 수 급감 ‘주원인’
방학 길고 통학버스 미운행도 불편 문제점 꼽아
경남 공립유치원 원아 충원율이 60%대에 머무는 등 도내 초등학교 병설유치원들이 취원 아동을 둔 부모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 교육당국이 팔을 걷고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고는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17일 경남도교육청의 ‘4년간 경남 유치원 충원율’을 보면 올해 공립유치원의 충원율은 모집정원 1만6610명 중 1만1314명을 기록, 68.1%에 그쳤다. 2020년 75.1%의 충원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낮아져 2021년 72.9%, 2022년 68.3%로 각각 집계됐다.

올 들어서만 경남지역 병설유치원 32곳이 유아모집 지원자를 단 1명도 받지 못해 내년 2월까지 휴원을 결정했다. 이 중 2~3년째 문을 닫고 있는 병설유치원도 많은데다 5년 이상 휴원 중인 곳도 함안과 합천에 2곳(칠서초 이령분교병설유·초계초 덕곡분교병설유)이나 됐다.

병설유치원의 인기가 시들한 것은 올해 유치원 취원율만 봐도 가늠이 된다. 2023년 경남지역 전체 취원 대상아 6만3458명 중 사립유치원 취원율과 어린이집 등 기타 취원율이 각각 44.8%(3만9742명), 37.4%(2만3716명)인 반면 공립유치원에 들어간 아동은 17.8%(1만1314명)에 머물렀다.

경남교육청은 이처럼 병설유치원 충원율이 낮아지는 가장 큰 이유로 출생아 수 급감에 따른 취학 대상 원아 수의 감소를 꼽았다. 거기에다 공립유치원이 코로나19 시기에 사회적거리두기 지침을 철저히 지킨 점 역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이같은 국공립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외면현상이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은 도내 군 단위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시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실제 올해 휴원한 32곳 중 절반인 16곳이 시 단위 지역에 속해 있다.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그동안 매년 11월 어김없이 되풀이돼 온 유치원 입학전쟁을 풀 해결책으로 꼽혀왔다. 별도의 부지나 건물이 없어도 각 초등학교의 남아도는 교실과 운동장을 전용할 수 있어서 금방 학급수를 늘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원생들이 향후 초등학교 진학 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은 부모들 사이에서는 큰 장점이 돼왔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에 비해 짧은 교육기간과 긴 방학, 통학버스 미운행 등의 불편, 공무원 조직 특유의 관료적 분위기 등은 부모들의 선택에서 빗겨날 수밖에 없는 적잖은 요인들이라는 지적들이 많다. 게다가 특수교육 대상자나 법정 저소득층 가정, 북한 이탈주민 가정의 자녀들을 우선 모집하는 병설유치원에 자녀가 다니는 것을 주저하는 부모들의 인식도 간과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경남도교육청은 이같은 병설유치원 외면현상 완화를 위해 경남지역 전체 병설유치원을 대상으로 거점형 유치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 역시 뒤늦게나마 방학 중에도 돌봄과 급식, 통학 버스 운영 등이 가능하도록 소규모 병설 유치원을 통합하는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최악의 출산율과 부모들의 인식개선이라는 현실의 벽을 얼마만큼 뛰어넘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각 지역의 소규모 병설유치원 통합을 통해 적정규모화를 추진하는 한편 노후시설 개선이나 통학버스 운영 지원 등을 통해 교육의 질이 확보된 거점 유치원을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찬기자 kims@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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