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 품은 공연, 진주성에서 보니 더 좋네”
“지역사 품은 공연, 진주성에서 보니 더 좋네”
  • 백지영
  • 승인 2023.04.18 16: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극단 현장, 논개제·형평 100주년 맞아 선봬
의암 일원 야경 배경 역사뮤지컬 ‘의기 논개’
형평운동 소재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진주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쳐온 극단 현장이 형평운동 100주년과 진주논개제(이하 논개제)를 맞아 지역의 역사와 장소를 품은 야외 공연을 잇달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진주성의 야경과 의암바위 등 임진왜란의 현장을 배경으로 한 뮤지컬 ‘의기 논개’부터 형평운동 소재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까지 진주성 일원을 무대로 펼쳐지는 대형 작품들이다.
 

실경 역사 뮤지컬 ‘의기 논개’.


◇실경 역사 뮤지컬 ‘의기 논개’=실경 역사 뮤지컬 ‘의기 논개’는 역사의 현장인 진주성과 의암 일원을 배경으로 하는 장소 특화형 야간 공연이다.

‘의기 논개’는 광해군 때 유몽인이 집필한 한국 최초의 야담집 ‘어우야담’에 ‘진주 관기 논개가 일왜(一倭)를 끌어안고 강물에 뛰어들어 함께 죽었다’라고 기록된 문장을 근거로 상상력을 더해 창작한 작품이다.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 왜적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한 논개의 의로운 정신과 전쟁으로 억울한 죽임을 당한 선조들의 넋을 기리는 데 주안점을 뒀다.

지난 2006년부터 논개제 기간 ‘논개 순국 재현극’이라는 이름으로 초연에 나선 데 이어 16년간 꾸준히 수정·보완한 작품으로, 지난해 실경 역사 뮤지컬로 형식의 변화를 꾀했다.

촉석루가 올려다보이는 진주 성벽 밑 수상에 마련된 특설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특별한 경험으로 지난해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았던 작품이다.

이에 부응해 올해는 수상 객석 좌석 수가 지난해의 2배인 600석으로 확대했다.

이와 함께 실감 나는 특수효과와 50여 명의 시민 합창단을 더해 총 100여 명이 출연하는 대규모 작품으로 작품 덩치를 키웠다. 전문 배우와 시민 배우가 함께 만들어 가는 대형 공연인 만큼, 코러스로 참여해 의병·왜병 역할을 맡아줄 20~30대 남성 시민 배우들을 모집하고 있다.

올해 공연은 진주 대표 야간 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로 공연 횟수도 대폭 늘렸다. 기존에는 논개제 기간 3회에 그쳤지만 올해는 연간 9회로 확대했다. 논개제 기간인 5월 5~7일, 진주아시아역도선수권대회 기간인 5월 11일~13일, 진주문화재야행 기간인 8월 11~13일 등 총 9일간 각 오후 8시에 만날 수 있다.

관람료는 1만 원으로, 사전 온라인 예매(booking.naver.com/booking/12/bizes/284414)가 필수다. 공연 당일 진주성 내에 마련된 진주사랑상품권 교환처에 관람권을 제출하면 진주사랑상품권 5000원권을 환급할 예정이다.

㈔극단현장 관계자는 “논개가 왜장을 안고 남강에 투신한다는 설정은 ‘충절’ 정신을 ‘의인’이라는 현대적 공동체 철학으로 재해석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외국인·해외 관광객들을 유치해 진주 관광의 한 시즌을 책임지는 문화예술관광콘텐츠로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다가오는 22일과 23일 오후 2시에는 진주성 야외공연장(국립진주박물관 앞)에서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가 펼쳐진다.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공연으로, 1923년 진주를 중심으로 일어난 형평운동을 소재로 한 창작 마당극이다.

‘수무바다 흰고무래’는 지난 2021년 진주브랜드 작품 창작 공모 선정돼 제작한 작품으로, 경남문화예술회관에서의 초연 시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받아 연례행사로 자리 잡은 작품이다.

‘수무바다’는 바다처럼 넓지만 물이 없는(水無·수무) 남강변 백사장을 일컫는 말이며, ‘흰고무래’는 백정(白丁)의 한자어인 흰 백(白)과 고무래 정(丁)을 한글로 풀어 만든 주인공 이름이다.

공연은 1923년 4월 25일 이른 아침, 노비·승려·갖바치·광대·기생·무당 등 여섯 천민이 형평사 창립대회가 열리는 진주청년회관으로 가기 위해 남강 백사장에 모이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여섯 천민은 그들을 모이게 한 백정 흰고무래를 기다리며 과거를 회상한다. 그들이 노래와 춤 그리고 작 중 역할극을 통해 풀어낸 이야기 속에서 당대의 차별적인 사회상, 흰고무래와 백촌 강상호의 삶과 만남, 형평운동의 좌절과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제작에는 각본 김인경, 연출 고능석, 음악 김강곤, 안무 오세란 등이 나선다.

가상의 주인공 흰고무래 역 김영균과 진주에서 형평운동을 이끌었던 실존 인물 강상호 역 김헌근을 비롯해 김주열·박준하·황윤희·오세아·남슬기·원경식·이재선·박진희·양우진 배우 등이 출연한다. 악사 김한준·김동현·문학종·전지현·김태일 등도 함께 한다.

고능석 연출은 “2023년은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한 해인 만큼 ‘수무바다 흰고무래’가 형평운동의 의미인 사랑과 평등을 관람객들의 마음에 상기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마당극은 더 많은 관람객에게 공연과 형평운동의 의의를 전달할 수 있기 위해 무료로 선보인다. 사전에 전화로 무료 예약을 한 관객에게는 중앙 예약석이 제공되며, 예약하지 않은 시민들도 현장에 비치된 좌석에서 관람할 수 있다.

문의·예약 극단 현장(055-746-7411, 7413).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마당극 ‘수무바다 흰고무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