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하)
[시민기자] ‘최고의 인테리어는 정리입니다’(하)
  • 경남일보
  • 승인 2023.04.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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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전문가 정희숙 作 2000개의 집을 바꾼 노하우북
전편에 이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정리 법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정리의 기본 3단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 △2단계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을 향해 간다 △3단계 공간별이 아니라 물건별로 정리한다.

먼저 ‘밖에서 안으로 들어온다’는 것은 정리를 할 때, 침실이나 아이들 방부터 정리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베란다부터 정리를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대개 베란다에는 버려야 하지만 아까워 버리지 못한 물건이 많이 쌓여 있는데요, 베란다부터 정리해 빈 곳을 만들어 놔야, 다른 공간 정리 후 베란다에 들어가야 할 물건을 넣을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베란다에는 빈도가 떨어지는 물건이나 계절성 제품들,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서 부피가 큰 물건을 보관할 용도로 사용합니다.

두 번째 ‘큰 것에서부터 작은 것을 향해 간다’는 말은 공간의 목적을 정하고 가장 큰 가구부터 배치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가구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합니다. 정리 컨설팅을 위해 가정을 방문해 보면 공간의 목적과 다르게 부부 침실에 아이들 책이 꽂힌 큰 책장이 있는가 하면, 심지어 화장대가 주방에 있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있어야 할 물건이 제자리에 있지 못하고 공간의 중심이 되어야 할 물건이 자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순간, 방이라는 개념 자체가 깨집니다. 그래서 가구를 구입할 때는 항상 공간을 먼저 생각해서 신중하게 결정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세 번째, 정리는 공간별이 아니라 물건별로 정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옷을 정리한다면 집 안의 옷은 물론 세탁소에 맡겨놓은 옷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은 후 이 옷이 어느 방, 어느 자리로 들어가야 하는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정리 후 며칠 지나 원상 복귀되지 않고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큰 그림을 먼저 그린 후 세부적인 것을 생각해야 정리가 제대로 된다고 합니다. 지나친 디테일에 사로잡히면 100년이 지나도 정리는 끝나지 않으므로 작가는 크게 생각하고 크게 움직이라고 강조합니다.

작가는 정리 컨설팅을 하러 갈 때면 늘 이렇게 질문을 시작합니다. “이 방은 어떻게 쓰는 방이에요?”라고 말이죠. 공간마다 목적을 두고 그 공간을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집에 창고방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는 공간의 기능을 상실한 창고방은 무조건 사라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저 역시 많은 집을 구경하러 가면 방 한 곳을 창고로 쓰는 집이 많았습니다.

그러면서 당연히 ‘물건을 보관할 수 있게 창고방 쯤은 하나 있어야 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도 이 책을 보고 방마다 어떻게 활용할지 공간의 목적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덕분에 아이들 방을 재구성해 보았습니다. 저희 집의 아이들 방에는 각각 침대와 책상 옷장이 있었는데, 크기가 작은방이라서, 큰 가구들이 방을 더 좁게 만들었습니다. 저희 가족은 아이들이 잠을 잘 때 본인들의 방에서 자고 있지 않아 사실 방에는 침대가 불필요했습니다. 그래서 공부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이들만의 공간을 목표로 하여, 침대 대신 편안한 안락의자 하나를 두었더니 거기서 책도 보고 휴식도 취하는 등 방의 개념을 살려 활용할 수 있었고, 침대 위에 이불과 옷이 뒤엉켜 지저분해지는 것도 막을 수 있었습니다. 더 넓어지고 깔끔해진 방을 아이들은 더 좋아했고, 청소하기도 더 간편해져서 기분 좋은 방이 되었습니다.

작가가 정리 컨설팅을 할 때 지키는 원칙 중 하나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카페처럼 근사한 공간이 아니어도 거실 한쪽, 주방 귀퉁이라도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라고 조언합니다. 저는 ‘나만을 위한 공간이 굳이 필요한가?’라고 여겼지만, 책을 읽고 나서 부엌에 있는 작은 서랍 하나를 제 공간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제가 매일 쓰는 일기장과 플래너를 넣어두고 이른 아침과 저녁에 식탁에 앉아 조용히 저만의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니, 하루를 좀 더 의미 있게 보낼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집이라는 공간은 가족과 함께 하는 공용의 공간이지만 각자 개인적인 시간과 공간도 필요하다는 작가의 말에 적극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책에는 침실, 아이 방, 거실, 주방, 서재, 현관, 욕실, 베란다 등 공간별 정리 법뿐 아니라, 다양한 상황에 처한 사람(우울증에 빠져 자신감을 잃어버린 사람, 이혼 위기를 겪고 있는 가정, 사랑하는 가족과 이별한 가정)들이 정리를 통해 삶 자체를 바꾸게 된 작가의 경험담도 들려줍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정리는 단순히 집을 깨끗하게 만들어 주는 것뿐만 아니라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의 삶도 긍정적으로 바꾸어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새로 찾아온 봄에 인테리어 소품을 사서 집을 꾸미는 것도 좋지만, 먼저 우리 집의 공간들을 어떤 목적을 두고 사용할지 생각해 보고, 정리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최고의 인테리어가 된 호텔처럼 아늑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집으로 변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물건이 주인이 아니라 가족이 주인인 집, 가족이 골고루 행복을 느끼는 집을 만들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이 책을 보며 봄맞이 인테리어를 정리로 시작해 보길 추천드립니다.

유수연 시민기자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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