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호 선생 아들 강인수씨 “차별 사라지는 날까지 형평운동 이어가야”
강상호 선생 아들 강인수씨 “차별 사라지는 날까지 형평운동 이어가야”
  • 임명진
  • 승인 2023.04.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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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평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 해야
“지금은 백정이라는 신분 차별은 사라졌지만 대신에 빈부, 학벌, 성, 종교 등의 또다른 이름의 차별은 남아 있잖아요. 그런 차별이 없어질때까지 형평운동을 더 발전시켜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형평운동 100주년을 맞아 ‘형평운동의 아버지’라고 평가받는 강상호 선생의 아들, 강인수(86·대구시)씨가 유족으로 진주를 찾았다.

그는 형평주간을 맞아 진주시에서 개최하는 기념행사와 학술대회 등에 초청받았다. 올해 86세인 강씨는 “늘 당당했던 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고 했다. “형평운동으로 사람들이 집으로 몰려와 돌을 던져 집안 장독대와 기물이 파손되고, 거리를 나가면 사람들에게 백정운동을 한다며 손가락질도 많이 당하셨다고 해요. 그래도 늘 해야 될 일을 하셨다면서 개의치 않아 하셨어요”

그는 “아버지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며 “그건 아무래도 집안 내력”이라고 했다.

실제 그의 할머니는 1920년대에 진주에 홍수와 기근이 닥쳤을때 주변을 살뜰히 보살펴 주민들이 송덕비까지 세웠다. 그의 할아버지는 당시 대안면장을 지내며 학교를 설립하는 등 교육사업에 헌신했다.

그런 환경에서 강상호 선생은 국채보상운동과 1919년 3.1만세운동에 참여했으며 1927년에는 신간회의 진주지부에서 활동했다. 일제가 도청을 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하려고 하자 도청 이전 반대운동까지 주도하다 일경에 체포됐다.

그는 “제가 19살이 되던 1957년에 돌아가셨을 때는 저 멀리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백정들이 달려와 그 행렬이 지금의 진주교에서 새벼리까지 가득 메웠다”고 기억했다.

형평운동 100주년은 그에게도 감회가 새롭다. 형평의 정신을 시대에 맞게 새롭게 조명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그는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난 대구시가 공원과 기념관을 조성하고, 기념사업회를 법인으로 만들어 대구시민과 대구를 찾는 이들에게 널리 소개하는 점이 참 인상깊다고 했다.

“형평운동을 기리는 노력이 100주년을 계기로 더 활발했으면 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형평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차별이 사라지는 그날까지 형평운동은 계속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강상호 선생 아들 강인수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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