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대한민국 정치의 순기능을 바란다
[현장칼럼] 대한민국 정치의 순기능을 바란다
  • 이웅재
  • 승인 2023.04.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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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웅재 남부취재본부장
이웅재 남부취재본부장

요즘 대한민국 정치판을 지켜보노라면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들 보기 싫어 벼슬길 떠난다”는 조선시대 어느 선비의 탄식이 절로 떠오른다. 다당제를 표방하면서 실제는 양당제가 고착된 대한민국 정치판이 옳바름을 잃고 비틀되면서 자정(自淨)은 멀어지고 아귀다툼만 점점 더 극심해 진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토론으로 이견(異見)을 좁혀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장점인데, 현 정치판은 소통은 사라지고 아전인수식 우기기가 판친다. 보수와 진보가 여러번 교차 집권했는데, 비익조의 양날개는 사라지고 내 진영 밥그릇 챙기기만 극심해졌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국태안민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난 24일 미국 국빈 방문길에 올랐던 윤석열 대통령이 5박 7일간 동맹 외교를 마치고 30일 귀국했다. 이 기간 윤대통령은 ‘한미 핵협의그룹 창설’ 등 동맹 외교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의 외교는 지지 여부를 떠나 국가 미래에 대단히 중요한 결과를 가져 온다. 나라가 제대로 돌아간다면 여야 진영을 떠나 순방외교가 국가 미래에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지 치밀히 분석하고, 대응책을 마련함이 정상인데 정치가 사라진 대한민국은 논쟁만 일삼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출국 전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당시 윤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강제징용 피해 배상 해법과 한일 관계에 대해 언급하면서 “유럽은 지난 100년간 수차례 전쟁을 경험하고도 전쟁 당사국끼리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면서 이같이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무릎’ 등 논란이 예상되는 예민한 문구를 이 시기에 꼭 거론해야만 했나 하는 보수 지지층의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건 수 잡았다’며 몰아치는 야당이 문제를 키웠다. 특히 제대로 파악도 않고 ‘주어’ 꾸미기로 대응한 여당도 한심하긴 마찬가지, 결국 워싱턴 포스트의 전문(全文) 공개로 한국 정치는 국제적 망신을 샀다.

우리 정치권은 왜 이럴까. 개개인으로 만나보면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고 고개 끄덕여지는 분들이 ‘당’이라는 지붕아래 무리 짓기만 하면 초등학생도 웃고갈 행동을 서슴치 않으니 불가사의다.

광신적 집단을 제외한 대다수 국민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대만 위협, 북한이 핵을 앞세워 우리를 위협하는 작금의 현실을 도외시하고 아귀다툼 정쟁만 일삼는 정치권을 외면하고 혐오한다.

대한민국이 심상치 않다. 이대로 가면 언젠가는 국가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경고음이 곳곳에서 들려 온다. 실제 올해 3월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 세수 24조원 감소했다고 한다. 그리고 전국 대부분 지자체는 인구감소와 노령화로 도시소멸을 우려하고 있다. 소득과 인구가 감소하는 나라가 제대로 운영될까. 한걸음만 잘못 디뎌도 천길 낭떨어지로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혹자는 정치를 용광로에 비유하기도 한다. 출산율 저하와 노령화, 빈부격차 등 철을 녹여 불순물을 제거해 유익한 물체를 만드는 용광로처럼 한국 정치의 순기능(順機能)이 절실하다.

그리고 대한국인에겐 혜안이 요구된다. 우리의 상태를 정확히 집어내고 문제를 인식해야 미래가 있다. 진단이 올바르지 못하면 처방이 걷돌게 된다. 생각이 좁혀지면 행동이 오류를 낳는다고 한다. 지금은 모든 사고를 폭넓게 열어 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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