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가 드높인 이순신 장군 위상”
“정조가 드높인 이순신 장군 위상”
  • 임명진
  • 승인 2023.04.30 1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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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윤호 해군사관학교 연구위원
문무 갖춘 충신 표상으로 선양
‘충무록’ 연구 논문서 주장
지난 28일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 제478주년을 맞아 충무공 이순신(1545~1598) 장군의 업적이 많은 사람들에게 크게 알려진 계기는 조선 정조대왕이 시작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신윤호 해군사관학교 해양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충무록을 통해 본 충무공 인식의 재구성’이라는 논문에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인식은 시대에 따라 변화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결정적으로 오늘날의 위상은 정조대왕이 이순신 장군을 문무를 갖춘 충신의 표상으로 삼고자 국가적으로 선양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조대왕(1752~1800)은 무를 등한시 한 결과 임진왜란, 병자호란과 같은 국가적 위기를 초래했다고 보고 문무를 겸비한 인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표적으로 ‘이충무공전서’가 편찬되었는데, 이는 향후 이순신에 대한 인식을 오늘날의 충신, 위인으로 형성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당시 이순신의 기록물은 후손들의 주도로 1715년에 간행된 충무공가승(이하 가승)이 있다. 가승의 기록을 바탕으로 1795년에 정조대왕의 주도로 국가에서 편찬한 기록물이 이충무공전서(이하 전서)이다. 이순신의 기록인 ‘난중일기’, ‘장계’가 이때 처음 세간에 공개됨으로써 그의 면면을 살필 수 있게 됐다.

1643년에 ‘충무’라는 시호가 내려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된 ‘충무록’은 이순신의 조카 이분(1566~1619)이 쓴 ‘행장’과 이식의 ‘시장’이 수록돼 있으며 ‘가승’과 ‘전서’보다 먼저 간행된 것으로 보인다.

신 연구위원은 “이분은 조카인데다, 함께 전장에서 활동했기에 이순신의 행적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하게 다뤄진다”면서 “그런데 충무록에 수록된 행장은 가승과 전서에 수록된 행록과 여러 부분에서 다른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충무록과 가승, 전서의 원전으로 보이며 또한 두 자료가 후대에 편찬되면서 내용에 첨삭이 가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순신의 인품에 혹여나 해가 되는 내용은 편집·삭제했으며 업적을 빛낼 내용은 유성룡의 ‘징비록’과 ‘재조번방지’ 등의 기록물을 인용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가승에 ‘귀함처럼 꾸몄다’는 기록으로 인해 한때 명량해전 당시 거북선이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실제 원전인 충무록에는 귀선에 대한 내용은 없다.

또한 노량해전 당시 이순신의 ‘싸음이 바야흐로 급하니 삼가 나의 죽음을 말하지 말라’는 유명한 문구도 충무록에는 없다. 유성룡의 ‘징비록’에 최초로 기록돼 있으며 가승 편찬 당시에 징비록을 참조해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신 연구위원은 “충무록의 행장은 이순신 및 해전 연구에 있어서 부분적으로 수정 보완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향후 다방면으로 연구돼 사료적 가치를 재차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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