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도심 한복판에 소총 사격장이 웬말
[사설]도심 한복판에 소총 사격장이 웬말
  • 경남일보
  • 승인 2023.05.07 14: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원 도심 한복판에 대규모 주한미군 전용 소총 사격장 공사가 일단 중단됐다. 국방부와 해당 사격장을 관할하는 미군은 지난 4일 회의를 통해 창원시 의창구 팔용산 중턱에서 최근 이뤄지던 미군 사격장 개선공사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군 측은 소음 피해와 안전 등을 우려하는 일대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치자 국방부와 협의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현재 공사부지가 벌목상태인 만큼 장마철을 대비해 산사태 등 위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최소한의 공사는 최단기간 진행할 방침이다.

소총 사격장 건립은 도심 야산 중턱에 대규모 벌목이 진행되고 있어 무슨 사업이 진행되는지 알아봐 달라는 주민들의 제보로 알려졌다.

현재 벌목작업이 진행 중인 사격장 부지 인근은 1972년부터 최근까지 이미 주한미군 소총 사격장으로 사용돼왔고, 그동안 실제 사격훈련도 이뤄져 왔다. 미군 공여지 내에서의 시설사업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지자체 협의가 의무사항은 아니다. 미군 사격장이 조성(1972년)됐을 당시에는 창원시가 계획도시로 자리 잡기 이전이어서 인근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50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면서 현재 해당 부지 반경 1.5㎞ 이내에는 4500가구가 넘는 아파트 단지와 쇼핑 시설, 병원, 공단이 세워졌고, 10만여명의 시민이 거주하고 있다. 소총 사격장은 유효사거리 50m 가량 되는 권총 사격장이나 엽총을 사용하는 트랩이나 스키트와는 차원이 다르다. 소총 유효사거리는 400~500m 가량 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사격장과 마주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최단거리는 948m로 안전과 소음 피해는 불보듯 뻔해 인근 주민들의 불안은 높을 수밖에 없다.

일단 공사는 중단됐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지금처럼 주한미군과 국방부는 지자체와의 협의나 주민 동의 없이 깜깜이로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된다. 주민들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사업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 국방부는 향후 미군, 창원시와 함께 사격장 공사문제와 관련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해당 시설을 주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마땅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