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경찰서 조연제 경위 ‘LG의인상’
사천경찰서 조연제 경위 ‘LG의인상’
  • 문병기
  • 승인 2023.05.11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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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화재현장 불길 뛰어들어 연기 질식 80대 노인 구해내
“소중한 생명이 걸린 위급한 상황이 오면 누구나 그렇게 했을 겁니다. 위험에 처한 국민을 도움 수 있다는 것에 경찰관으로서 자부심을 느낍니다.”

휴일 우연히 목격한 화재현장에서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소중한 생명을 구한 경찰관이 LG복지재단이 수여하는 ‘LG의인상’을 수상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사천경찰서 사남지구대 소속 조연제(55) 경위.

조 경위는 지난 4월 10일 오후 8시30분께 부인과 함께 사천시 용현면 금문마을 인근으로 산책을 나갔다. 그때 한 이웃주민으로부터 ‘A씨 집에서 불이 난 것 같다’는 연락을 받고 상황이 심각한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는 함께 있던 아내에게 119 신고를 부탁한 뒤 화재현장으로 뛰어갔다.

현장에 도착하니 이미 불길은 집을 삼킬 듯 번져 있었고 집안에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80대 노인이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를 본 조 경위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창문을 부수고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연기에 질식해 쓰러져 있던 노인을 발견한 조 경위는 들쳐 업은 채로 밖으로 빠져나왔고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노인을 무사히 구조한 조 경위는 불이 확산되지 않게 주변을 정리한 뒤 이웃집으로 들어가 불이 난 지도 모른 채 깊은 잠에 빠져있던 주민들을 깨워 긴급히 대피시켜 인명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조연제 경위는 지난 1995년 경찰에 첫발을 디뎠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지만, 평소 정의롭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구설수에 오르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30여년이란 긴 시간을 경찰이 천직이라 생각하며 묵묵히 주어진 길을 걸어왔다.

그를 오래 지켜본 최경식 사남지구대장은 “조 경위처럼 정직하고 정의로운 경찰은 드물다. 비록 남들이 기피하는 지구대를 전전하지만 주어진 업무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철저히, 완벽하게 해 낸다”면서 “항상 본인보다 타인을 우선시하고 배려하는 마음가짐이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조연제 경위는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이란 직업이 힘들고 욕먹을 경우도 많지만, 주어진 일에 충실한다면 부끄러울 게 없다”면서 “경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너무 관심을 받는 것 같아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똑같은 상황이 다시 온 다해도 난 그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 의인상은 2015년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에는 사회 곳곳에서 타인을 위해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하는 일반 시민으로 시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총 194명이다.

문병기기자 bkm@gnnews.co.kr

 
조연제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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