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강홍의 경일시단] 유언장(이소쌍례)
[주강홍의 경일시단] 유언장(이소쌍례)
  • 경남일보
  • 승인 2023.05.1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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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언장(이소쌍례)
 

 



애들아, 너희를 키울 때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는데,

이제는 못 해준 것이 생각난다.

집 하나 있는 것은 사이좋게 나눠라.

그동안 너희들이 나한테 잘해 주었다. 고맙다.



남들같이 해주지 못한 것이 항상 목에 걸려 있는 것 같구나.

엄마가 아파서 누워 있게 되면 연명 치료 안 한다고 해놨어.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가게 해줘.

잘 지내라. 내 사랑하는 아들 대근아! 성근아! 성구야!

예쁜 내 딸 정남아!



우리 아들 딸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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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감사와 존경을 나누는 달이다.

사랑을 확인하고 더욱 보듬는 달이다.

은혜로운 이에게 공경을 드리고 아끼는 이들을 더욱 보살피는 달이기도 하다.

(인문도시진주) 사업단에서 여든의 나이를 드신 분들에게 한글을 깨치고 시를 가르쳐서 시집을 내었다.

맞춤법도 모르고 글을 쓸 줄 모른다 라고 걱정하셨던 분들의 가슴에서 잠재의 표현과 한을 퍼내었다.

끝없는 자식 사랑에 누구라도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별다른 수식 없이도 진정성은 세상을 감동으로 연결했다.

유언장은 마지막 당부의 말씀이다.

소멸을 염두에 둔 거룩한 지혜다.

푸른 5월에 붉은 장미가 피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한 시인의 유언장만이 아니고 모두의 유언장이기에 더욱 거룩하시다.

경남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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