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선 시인 ‘바람이 마두금을 통과할 때’ 3번째 시집 출간
정영선 시인 ‘바람이 마두금을 통과할 때’ 3번째 시집 출간
  • 김윤관
  • 승인 2023.05.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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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 출신 정영선 시인이 3번째 시집 ‘바람이 마두금을 통과할 때’를 출간했다. ‘섬진강 연가’와 ‘만월의 여자’에 이어 6년 만에 출간한 시집이다.

한국문연 현대시 기획선으로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는 그간 틈틈이 심혈을 기울여 써 온 68편의 시가 수록돼 있다.

서평에서 유성호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는 “자신의 진솔한 경험과 기억, 지나온 시간을 향한 그리움을 선연하게 담아내고 있다”며 “그녀가 쓰는 서정시는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반추하면서 새로운 세계로 나가려는 열망을 진정성 있게 들려준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일상에서 깨달아 가는 삶의 지혜를 간결하고 응축된 언어적 문맥으로 흡착하여 자신만의 구체적 경험을 얹어가는 시선과 필치를 한결같이 보여준다”고 평했다.

바닷가에서 몸을 다진 몽돌은 파도를 먹고 산다//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다갈다갈 파문을 씹는 어금니 소리//거친 파도엔 닥다그르 배꼽 웃음 웃어젖히는//뼛속 깊이 응축된 닥닥한 자존이/ 세파에 부대끼며 모서리가 닳아/잘 다듬어진 목청으로 걸어 나온다//천 년을 쏟아내고도 짱짱하게 살아 있는 소리의 몸//밤이면 둥근 세월 포개 누운 몽돌밭에/ 달빛이 자늑자늑 뭉툭해진 세월의 귀를 쓰다듬는다(‘파문을 씹는 몽돌’ 전문)

시인은 시인으로서의 자의식을 끊임없이 드러내고 있으며, 그 안에서 누군가를 간절하게 호명하고 무언가를 고독하게 증언하는 일을 아름답게 수행한다. 때로는 솟구쳐 오르는 상승의 감각으로, 때로는 한없이 가라앉는 하강의 감각으로 그녀의 시는 다채로운 음역으로 구성돼 있다. 그것은 어둑하게 가라앉은 견딤의 원리를 동반하면서 자기 언어를 구성해 온 세계다. 시인은 시간에 대한 따뜻하고도 미학적인 응시, 삶에 대한 깊은 기억, 예술과 신성에 대한 증언 등으로 자신만의 시의 성채를 구축했다.

한편 정영선 시인은 현재 경남문학, 창원문학, 경남시인협회, 가락문학회, 소나무 5길 문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한국문연. 128쪽. 1만 2000원.

김윤관기자 kyk@gnnews.co.kr

 
정영선 시인 세 번째 시집 출간
시인 정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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