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치단체장들의 보은 인사 지나치다
[사설]자치단체장들의 보은 인사 지나치다
  • 경남일보
  • 승인 2023.05.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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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서 자신을 도운 인사를 좋은 자리에 앉히고 싶어하는 단체장의 마음을 모르지는 않는다. 선거 공신이나 측근들에 대한 보은인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단행됐다. 선거 과정에서의 논공행상에 따른 인사 파열음이 심하다. 수장이 바뀐 지자체에는 ‘물갈이 살생부’가 나돌고, 그 자리엔 어김없이 선거에서 직간접으로 도운 인사들이 채워지고 있다. 당연히 자리에 앉은 측근들은 일은 나 몰라라 하고 주군의 다음 선거에 대비하는 한심한 작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2일 “막가파식 보은인사 홍남표 창원시장을 규탄한다”며 “국민의힘은 채용비리 의혹규명과 함께 행정사무조사를 수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창원문화재단 대표이사 및 3·15 아트센트 본부장 채용비리 의혹 경과보고에 이어 정순욱 의원이 왜 채용비리인지 쟁점 사항에 대해 언급했다. 민주당은 “홍 시장은 채용 절차 문제와 비리를 밝히는 대신 대표이사 임명을 강행했다”며 “서류심사 과정에서 채용비리 의혹에도 불구, 임명을 강행한 것은 보은인사를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홍 시장의 의지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바뀐 단체장이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은 당연하다지만 엄연히 인사 기준이 있음에도 단체장의 주관적 잣대가 도 넘게 작용해서는 안 될 일이다. 전문성과 도덕성은 온데간데없고 단체장과 친분이 있거나 선거를 도운 인사를 요직에 앉히고 인사상 혜택을 주는 게 관행화됐다. 능력과 무관, 단체장에게 한 번 밉보이면 4년간 숨죽여 지내고, 대충 일하며 다음 선거가 오기를 기다리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보은 인사는 기초단체의 개방형 자리에서 더 지나치다 한다.

단체장의 인사 전횡이 도를 넘었다는 점에서 지방의회와 중앙정부는 인사 분야를 주요 감사 항목에 넣어야 한다.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감사 청구와 인사청문회 도입 등의 주민 감시의 눈길도 매서워져야 한다. 지역 개발과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끌어올리는 데 매진해야 할 단체장이 측근 챙기기에 몰두한다면 이미 지방자치는 조종을 울린 것이다. 부끄러움이 없는지 다시 한번 주변을 되돌아 봤으면 한다. 자리는 친분으로 가는 것이 아닌 능력에 맞는 인사가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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