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아고산대
[천왕봉]아고산대
  • 경남일보
  • 승인 2023.05.2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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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기 논설위원
산악수직 경관 상 고산대와 산림대 사이 해발 1500~2500m의 식생대를 아고산대(亞高山帶)라 한다. 연평균 기온이 낮고 눈비가 많고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다. 지리산이나 덕유산 소백산 태백산 한라산 등 대부분 백두대간에 위치해 있다. 구상나무, 주목, 분비나무, 가문비나무 같은 침엽수를 만날 수 있는 반가운 곳이다.

▶아고산대는 생물다양성이 높은 중요 생태계지만,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 곳이다. 극지와 함께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생태계 중 하나다. 오랫동안 낮은 온도에 적응해온 탓에 이상고온은 생물생장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킨다. 문제는 분포역이 좁다보니 멸종위기종이나 희귀종이 많아 산림생물다양성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아고산대 산림생물을 꼽자면 구상나무다. 아고산대 지역에서만 자라는 한국 특산식물로 한반도 기후지표종이다, 국제자연보존연맹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되어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지난해 3월부터 10개월 동안 지리산 아고산대에 서식하는 구상나무와 가문비나무의 고사 실태를 조사했더니 7만여 그루가 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후대의 이동속도가 산림의 기후변화 적응속도보다 더 빨라 구상나무가 고사한 것이다. 고온에 적응하지 못한 아고산대 침엽수들이 고사하자 침엽수림에서 살던 하늘다람쥐, 까막딱따구리 같은 토종 생물들도 서식지를 잃고 멸종위기종으로 몰리고 있다. 평화롭던 아고산대가 이제 기후변화에 따른 숲의 천이로 격렬한 생존전쟁의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중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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