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글로컬 시대 로컬 행복 찾기
[경일춘추]글로컬 시대 로컬 행복 찾기
  • 경남일보
  • 승인 2023.05.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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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캠퍼스 학장
김성수 한국조형예술원 지리산아트팜캠퍼스 학장


수년 전부터 인구소멸 이슈로 지역(마을) 인구 늘리기 정책이 우후죽순처럼 나왔다. 다수가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결과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미 바뀐 글로컬(Glocal) 시대정신과 로컬(지역)에 대한 개념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한다.

로컬은 도시의 상대개념 ‘시골’이 아닌 ‘지역 문화성’을 뜻한다. 뉴욕의 맨해튼도 로컬이며, 지리산 하동의 삼화실도 로컬이다. 로컬이 서로 연결된 글로컬 현상인 지구촌 초연결 시대는 경계와 구분이 없어지며, 누구나 소비자이자 공급자가 된다. 따라서 글로컬 시대정신에 맞는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장면#1 최근 스위스로 여행을 다녀온 하동군 북천면에 사는 70대 부부의 얘기다. 마을에서 소를 키우는 소규모 축산업과 농사를 지으며 카페를 운영한다. 직접 지은 밀 농산물로 와플도 만든다. 농사 집중기와 여행 시기엔 카페 문을 닫는다. 모든 일상은 부부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다. 활동 영역도 넓다.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농사를 지어봤다고 한다. 얼마 전 유럽 여행 때엔 눈 딱 감고 소 세 마리 판 돈으로 비즈니스 클래스 비행기를 탔단다. 또 택시비를 줄이고 가고 싶은 곳에 가기 위해, 현지의 렌터카로 한국어로 된 내비게이션을 틀고는 맘껏 돌아다녔단다. 무엇이 이토록 낭만적이며 자신만만하게 하는 것인가. ‘지역 피해의식’이 전혀 없는, 이 호기심 천국과 도전정신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아마, 자신이 일정하게 희생해야만 찾을 수 있는 ‘로컬에서 행복 찾기’에 대한 자신감과 로컬에 대한 믿음일 것이다. 공공의 지원 없이도 순수하게 본인의 행복 찾기 노력으로 일군 로컬 행복주의의 멋이다.

장면#2 며칠 전 여수 심포니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에 다녀왔다. 음악회 수준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깜짝 놀랐다. 전남의 여수지역에서 열린 음악회가 서울의 예술의전당과 다름없었다. 규모가 제법 큰 연주장을 가득 메운 관객이며, 기립박수 호응 등 내용으로도 이미 수준급이었다. 개인이 운영하는 단체인데도, 전남도와 여수시가 매년 1억여 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하며, 관객 유치를 위한 홍보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란다. 글로컬 수준의 음악회를 여는 민간단체와 행정지원, 공공예산이 함께 일궈낸 로컬 행복 찾기의 모범 사례다.

로컬 행복 찾기는 로컬의 자존감을 회복시키며 인구도 늘 것이다. 글로컬 시대의 로컬 행복 찾기를 위한 열린 지혜가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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