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식의 건강이야기]'한 여름의 불청객' 비브리오 패혈증
[김현식의 건강이야기]'한 여름의 불청객' 비브리오 패혈증
  • 경남일보
  • 승인 2023.05.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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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바로마디 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 원장 내과전문의
한 낮의 태양이 뜨겁다. 가벼운 걸음으로 나선 잠깐의 산책은 잔뜩 찡그린 눈으로 그늘을 찾기에 바쁘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인지 올 여름은 더 빨리 찾아온 것 같다. 기후변화와 기상이변도 걱정이지만 이럴 때 일수록 또한 조심해야 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비브리오 폐혈증이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사망률이 50% 이상에 이르는 매우 치명적인 질환으로 바닷물의 온도가 상승하는 여름철에 특히 많이 발생한다. 이미 지난 5월8일 경기도 서해안 바닷물에서 비브리오 패혈증 균이 검출되었다는 질병관리청의 발표가 있었다. 이에 지면을 빌어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하여 알아보고자 한다.

1982년 국내에서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매년 완전히 익히지 않은 수산물과 관련된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00년도에는 제3군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되어 국가적으로 심각한 질환으로 관리되고 있다. 매년 50~100 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지만 확진되지 않은 상태로 사망하거나 조기에 예방적 항생제 등으로 치료된 환자들을 포함한다면 실제 발생건수는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원인은 비브리오 불니피쿠스 (Vibrio vulnificus)균으로 따뜻한 바닷물에서 번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해수의 온도가 18~20도 이상 올라가는 6월부터 9월경까지 남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비브리오에 의한 감염증이 발생하고 있다. 평소 건강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감염되지 않거나 감염되더라도 항생제와 외과적 치료를 통해 대부분 회복되지만 저항력이 약한 상태의 만성질환자인 경우에는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평소 간질환, 알코올중독, 당뇨병, 폐결핵, 악성종양 등의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는 건강한 사람에게서보다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주로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하거나 피부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바닷물에 접촉할 경우 바닷물에 있던 균이 상처를 통해 침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염되면 12~24시간 이내에 급성발열, 오한,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과 하지부종, 수포, 궤양 등의 급성 피부병변 소견이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워낙 잠복기 짧고 병의 진행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치료시기를 놓쳐서 집중적인 항생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사망에 이르곤 한다. 따라서 빠른 진단과 조속한 항생제 투여가 매우 중요하며 예방하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

예방은 면역이 저하된 만성질환을 가진 고위험의 환자인 경우에는 해산물을 날 것으로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해변에서 상처를 입은 경우에는 깨끗한 물로 상처를 소독하고, 상처 있는 사람은 바닷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패류는 영하 5도 이하 저온보관하고, 요리할 때는 충분히 열을 가해서 익혀야 한다. 특히 어패류를 요리한 도마, 칼 등은 자주 소독해 사용해야 한다.

바다와 가까워 해산물을 접할 기회가 많은 경남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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