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노자산 지키기 시민탐조 날 행사 개최
거제 노자산 지키기 시민탐조 날 행사 개최
  • 배창일
  • 승인 2023.05.30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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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6종·멸종위기종 5종 등 57종 기록
골프장 건설 예정지인 거제시 동부면 노자산에서 천연기념물인 팔색조를 비롯한 다양한 새들을 찾아보는 탐조행사가 열렸다.

이번 탐조를 통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인 팔색조 10여 개체를 비롯해 천연기념물 6종과 멸종위기종 5종 등 모두 57종 약 1000마리의 새가 발견됐다.

경남환경운동연합·㈔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숙의민주주의환경연구소가 주최한 ‘노자산을 살리는 시민탐조의 날’ 행사가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노자산 일원에서 열렸다.

1000여종의 식물과 멸종위기야생생물 등 50여 종의 법정보호종이 서식하는 노자산은 거제도 마지막 원시림으로 생물다양성의 보고로 불린다.

주최 측은 탐조에 앞서 행사에 참석한 시민 등 60여 명에게 “이곳에 얼마나 많은 새들이 사는지 기록하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환경부에 이 숲을 죽이지 말라고 요구해 새들의 삶터를 함께 지켜내자”고 호소했다.

탐조 전문가를 팀장으로 7개 팀을 구성한 참가자들은 골프장 건설 예정지 전 구역을 5시간 동안 이동하며 새들을 기록했다. 야간탐조에서는 반딧불이를 만나는 색다른 경험도 했다.

시민탐조에서 팔색조는 10여 개체가 확인했다. 노자산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팔색조 번식지가 천연기념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팔색조의 고향’으로 불린다. 골프장 개발지는 천연기념물 팔색조번식지와 1㎞ 정도 떨어져 있다.

시민탐조 참가자들은 “팔색조를 소리를 처음 들었다. 맑고 고왔다”며 “팔색조와 긴꼬리닥새 서식지가 골프장으로 개발된다니 가슴 아프다”고 입을 모았다.

또 “긴꼬리딱새와 큰유리새, 파랑새와 꾀꼬리를 만났는데 새들의 천국에 온 것 같았다”며 “깜깜한 밤에 반딧불이 반짝이는 것도 보고, 솔부엉이와 소쩍새 소리를 들었는데 정말 힐링이 됐다”고 전했다.

장용창 숙의민주주의연구소장은 “환경운동은 21세기의 독립운동이다. 일제 치하에 자신을 희생한 독립운동가들 덕분에 우리가 부강한 독립 국가를 이룬 것처럼, 자신의 소중한 주말을 반납하고 이번 조사에 참여해준 전국 시민들의 노력으로 우리는 결국 이 숲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의 탐조활동이 기후변화 시대에 가장 소중한 숲을 지켜낸 역사로 기록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거제남부관광단지 조성사업은 거제시 남부면 탑포리와 동부면 율포리 일원 369만㎡에 27홀 골프장과 워터파크, 생태환경체험장 등을 조성한다는 민자사업으로, 현재 환경영향평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배창일기자 bci74@gnnews.co.kr

 
지난 27일부터 28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거제시 동부면 노자산 일대에서 진행된 ‘노자산을 살리는 시민탐조의 날’ 행사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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