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묵으로 노래한 진주·자연을 그려낸 수채화 골라볼까
필묵으로 노래한 진주·자연을 그려낸 수채화 골라볼까
  • 백지영
  • 승인 2023.06.01 13: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예회관 6일까지, 김장호 서예전·진주야외사생회 제15회 정기전
진주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녹여낸 서예 개인전과 자연을 싱그러움을 수채화로 품은 단체전이 1일 나란히 개막해 눈길을 끈다.

◇김장호전 ‘필묵, 진주를 노래하다’展=서예가 설원 김장호는 오는 6일까지 진주시 칠암동 경남문화예술회관 1전시실에서 ‘필묵, 진주를 노래하다’ 전시를 개최한다.

지난 2019년에 이어 4년 만에 여는 개인전으로, 서예 작품 37점으로 구성됐다.

특히 과거의 유명한 시문들을 써서 필치 자랑하듯 선보이는 구태의연한 전시와 달리, 향토사적인 의식의 확장을 작품에 녹여낸 점이 특징이다.

출품작 37편 중 작가의 심의를 드러낸 12편을 제외한 나머지 25편이 진주와 관련된 것으로, ‘개천송가(開天頌歌)’부터 자작시조 ‘촉석루’까지 그 주제가 다양하다.

특히 표기가 잘못된 채 내려오던 과거 명문 3가지를 바로 잡은 점이 눈에 띈다.

먼저 촉석루 판상시(정자 내부 천정과 벽체 사이에 거는 액자에 담긴 시)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인 면재 정을보의 배율육운(排律六韻)을 시 원제인 ‘진주 촉석루’로 밝힌 뒤 동국여지승람에 맞춰 바로잡았다.

이와 함께 진남루(북장대) 주련시(기둥에 걸린 시)의 작가와 원시를 찾아 현재의 오기를 바로 잡고, 잘못 읽히고 있는 망미루(영남포정사 문루) 주련시를 올바른 기승전결 순서로 바로잡았다.

심재원 문화평론가는 이에 대해 “작가의 결의에 경이로움을 느낀다”며 “(작가는) 선대 서예인이 남긴 작품의 오기를 바로 잡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서예인으로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설원 김장호는 고 은초 정명수 선생에게 사사한 후 소현 정도준에게 새로 입문해 배움을 넓힌 서예가다. 현재 한국미협 서예분과 이사, 경남미협 부지회장, 경남서예단체총연합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진주야외사생회 15번째 정기전=울릉도 촛대바위 너머 동해 바다와 하늘을 다홍빛으로 물들이며 솟아오르는 아침 해.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나 ‘밤의 테라스’가 떠오르는 색감이지만 남프랑스 아를이 아닌 통영, 별빛이 아닌 가로등과 마천루가 뿜어내는 빛으로 물든 야경.

같은 날 같은 공간에서 개막한 ‘제15회 진주야외사생회전’은 전혀 다른 색으로 빛나는 전시다. 마찬가지로 오는 6일까지 도문예회관 1전시실에서 전시회에 나서는 진주야외사생회는 지난 2009년 창립한 진주지역 미술인 모임이다. 계절마다 함께 야외 사생 여행을 떠나고, 이때 그린 스케치 작품을 정기전에서 선보여 왔다. 코로나19로 한동안 스케치 여행이 중단됐다가 지난해부터 사생 여행을 점차 재개해 올해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다시 활발한 그림 행보에 나서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진주야외사생회원 28명이 참여해 모두 70여 내외의 작품을 선보인다. 함께 떠난 울릉도 사생 여행에서 본 풍경을 비롯해 작가들의 눈에 비친 자연이 어떻게 화폭에 녹아났는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미순 진주야외사생회장은 “이번 전시는 창립 15주년을 맞아 더욱 활발하게 야외 사생회에 나서 보겠다는 다짐을 담은 전시”라며 “새 마음 새 뜻으로 처음처럼 그림을 그려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문미순 진주야외사생회장 작품 ‘산책’.
강동진 진주야외사생회원 작품 ‘풍경 2023’.
김장호 작품 ‘촉석루 판상시’.
김장호 작품 ‘비봉루’.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