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세계적 이목을 끄는 K-정원
[김흥길 교수의 경제이야기]세계적 이목을 끄는 K-정원
  • 경남일보
  • 승인 2023.06.0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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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庭園)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보면, ‘집안의 뜰’이라고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기도 하지만, 이희승 편저의 국어대사전(1998)에서는 ‘미관이나 위락 또는 실용을 목적으로, 주로 주거 주위에 수목을 심든가, 또는 이 밖에 특별하게 조경이 된 토지’로 설명되어 있다. 사실, 정원이라는 단어는 일본인들이 19세기 후반에 만들어낸 말로 알려져 있다. 정원의 기능이나 용도는 동서양 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어보인다. 동양적 의미에서 본다면 정원은 일정하게 구획된 빈 땅에 약간의 초화류나 유실수를 심고 채원을 만들어 여유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서민들의 바람에서 출발한 장소라고 말한다면, 서구에서는 대개 주택의 외부공간을 실용적·심미적 목적으로 처리한 뜰을 의미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고대 원시인들은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 맹수나 적의 침략을 막기 위해 담장을 만들고, 채소와 과수목을 재배한 후부터 정원의 역사가 시작된 것으로 본다. 이집트에서는 나일강의 범람으로 과수목, 목재용, 관상용 등의 나무를 정원에 재배했었는데, 장식된 기둥으로 포도 등책을 만들어 항상 신선한 그늘과 과일을 즐겼으며 물을 공급하기 위해 연못을 갖추었다고 한다. 중세의 유럽에서는 수도원의 수도승들의 생활이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 수도원은 대체로 성곽으로 둘러싸인 형태로 채소재배를 하면서 정원이 형성됐다.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 부유한 상인들의 정원은 그 예술적 장식이 극치를 이루었다고 한다. 프랑스의 경우에는 그 규모가 웅대해 뱃놀이를 위한 분수 연못과 각종 과일을 재배하는 과수원과 더불어 예술적인 많은 조각상들로 장식해 궁정의 위엄과 화려함을 과시했다. 반면에 영국의 정원은 풍경의 형식이 특징이다. 18세기 중엽 이후의 자연주의 풍조가 정원문화에도 작용해 풍경식 정원이라 불리는 양식이 생겼다.

한국 정원문화의 특징은 어떠할까? 한국의 정원은 자연이 융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정원에 관련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의 대표적인 정원이라면 통일신라 시대에 조성된 동궁과 월지, 조선조에 만들어진 한국 최대의 궁중정원인 창덕궁 후원, 그리고 완도군 보길도에 위치한 윤선도 원림을 들 수 있다.

영국 왕립원예협회(RHS)가 주최한 ‘2023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서 우리나라 황지해 작가가 지리산에서 영감을 받아 가든 부문에 출품한 ‘백만 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가 금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수상작 ‘백만 년 전으로부터 온 편지’는 약초와 자연 풍경을 통해 환경을 지키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지리산의 고유종인 지리바꽃, 멸종위기종인 나도승마, 산삼, 더덕 등 토종 식물을 포함해 총 300여 종 식물과 바위들을 소재로 해 지리산의 야성적인 모습을 재현했다고 한다. 황지해 작가는 이미 2011년 전통 화장실을 정원으로 승화한 ‘해우소’로 처음 출품해 아티즌 가든 부문에서 금상과 최고상을 받은 데 이어, 2012년 첼시 플라워쇼에서는 ‘DMZ:금지된 정원’으로 쇼 가든 부문 전체 최고상(회장상)과 금상을 수상한 바 있어 ‘K-가든’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다. 경상국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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