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사실적 회화 접고 나만의 그림 찾아
40년 사실적 회화 접고 나만의 그림 찾아
  • 백지영
  • 승인 2023.08.21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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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숙연 서양화가, 15년 만의 개인전…29일부터 창원 상상갤러리
40년 넘게 사실적인 회화 여정을 걸어온 화가는 어느 순간부터 그림에 대한 회의감에 휩싸인다. 아무리 혼신의 힘을 기울여도, 남들도 비슷하게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실적 그림에 더는 기쁨을 느낄 수 없었던 게 6~7년 전쯤.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욕구는 막 60대 중반에 접어들었던 작가로 하여금 과감한 화풍 변경에 나서도록 했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바꿀 수는 없었다. 느낌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대상을 단순화하고 왜곡해 캔버스 위에 동화처럼 펼쳐 보이는 변화에서 작가는 해방감을 느꼈다. 작품에 일상생활 속 서정적이고 낭만적인 이야기를 부여해 만들어 낸 색면 추상은 작가에게 다시 창작욕을 선사했다.

오는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창원 마산합포구 상상갤러리에서 4번째 개인전을 개최하는 서양화가 천숙연(사진·72) 이야기다. 제3회 개인전을 개최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5년 만이다.

작가는 2년 전 하늘의 별로 산화한 남편, 최명환 전 경남미협회장을 떠나보낸 슬픔을 작업으로 승화하고 이번 전시를 통해 오롯이 자신만의 길에 나선다.

전시는 부제 ‘참 좋은 날’처럼 “인생은 슬펐던 과거를 털어내고 ‘참 좋은 날’에 행복이 있는 그곳에서 살고픈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작가만의 순수한 시선으로 사람과 그 주변을 구성하는 집·길·나무·하늘·산 등 다양한 것들을 부드럽고 밝은색으로 재해석·표현한 서양화 35점 안팎을 선보인다.

“화풍 변경 후 초반에는 작품이 썩 마음에 차지 않았어요.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니 3년 전쯤부터 조금씩 제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오더라구요. 그때부터는 쭉 이 스타일을 고수했죠. 그렇게 구축한 제 새로운 작품 세계를 이번 전시에서 선보입니다.”

이성석 미술평론가는 그의 작품을 향해 “서정적 표현은 어둠에서 밝음으로 순환되기를 반복하며 종국에는 그림을 통해 들을 수 있는 것, 볼 수 있는 것, 느낄 수 있는 것이 충만한 인생의 지향점을 향해가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작가는 “어렸을 적 순수한 마음으로 나의 주변을 관찰하듯 작품들을 감상하기를 추천한다”며 “전시를 통해 각자가 자기 삶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행복을 찾으며 살기 바란다는 의미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천숙연 작가는 진주교대를 졸업한 서양화가로 현재 한국미술협회 마산지부, 진주여류작가회, 카톨릭미술협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경남문예진흥원 지원 사업으로 열린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천숙연 작품 ‘참 좋은 날’.
서양화가 천숙연.
천숙연 작품 ‘참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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