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다호리 유적지 출토유물인 붓을 통해 창원과 한반도 문자 역사의 기원을 알리고 역사적·문화적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하는 ‘문자문명전’이 돌아왔다.
(재)창원문화재단과 ㈔한국문자문명전연구회가는 23일부터 오는 9월 3일까지 창원 성산아트홀 전시실 전관(1~7전시실)에서 ‘2023 문자문명전’을 공동으로 주최한다.
이번 문자문명전 ‘시정화의(詩情畵意):시의 마음 그림의 뜻’라는 전시 주제처럼 인간의 사유에 대해 말한다. 시·서·화 일률이라는 동양 예술 정신의 핵심을 말하는 전시 주제처럼, 이에 대한 현대적 변주를 기대하는 전시다.
먼저 1·2전시실에서는 펼쳐지는 ‘서화, 그 전통의 변주’는 문인적 취향의 심미 개념이 서구 사조와 혼용되면서 이뤄낸 결과를 현대적으로 관조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현대에서 서구 미학의 동양적 수용이 빚어온 혼란의 언저리에서, 시·서·화를 일률로 봤던 동양 미학이 어떻게 남아 있는지 혹은 초월적 표현으로 전개되는지 확인해 본다.
3전시실에서는 지역사회의 미술계에 뚜렷한 공적을 남긴 소은 박장화 선생 탄신 10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 ‘인격이 그림으로’를 선보인다. 시·서·화의 일률적 심미 개념이 수묵 채색화에 어떻게 전개되었고, 전통의 묵수가 현대적 표현에 스며드는 일련의 관계성을 볼 수 있다.
4·5전시실에서는 ‘표현에는 도구가 따로 없다’는 뜻을 지닌 ‘능서불택필(能書不擇筆)’이라는 부제로, 경남 서예작가들의 현대적 표현성을 강조한 전시가 전개된다. 고전적 서사 개념을 현대적 표현 영역으로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에 대한 작가들의 현실적 고뇌를 읽을 수 있다.
6·7전시실에서는 문자예술대전 수상작가전이 펼쳐진다. 서사 예술의 대중적 저변 확대와 신진작가들의 발굴에 목적을 둔 전시장이다. 서구 미술 일변도의 미술교육이 초래하는 기형적 심미의식을 정상화시키려는 사회 교육적 의미를 수반한 전시로서 의의도 있다.
한편 문자문명전은 2009년부터 창원문화재단 성산아트홀에서 해마다 열리고 있는 전시다. 국가사적인 창원다호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다섯 자루의 붓과 손칼을 통해 지역의 문자 예술을 발전시키며 문자 문명의 고고학적 의미를 찾아가는 전시다.
관람료 무료. 문의 창원문화재단 창원조각비엔날레부 055-714-1972.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박석균 작품 ‘나랏말싸미’. 고범도 작품 ‘流水(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