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예산삭감 가장 큰 타격 받는 곳이 창원?
정부 R&D 예산삭감 가장 큰 타격 받는 곳이 창원?
  • 이은수
  • 승인 2023.09.24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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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선도 대통령 약속 지켜야”
김두관-허성무, 한국전기·재료연구원 간담회
정부가 내년도 긴축 재정에 나선 가운데 특히 R&D 예산 대폭 삭감 등이 거론되면서 지방에선 창원지역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기계산업의 메카이자 중후장대산업의 본산인 창원은 한국재료연구원과 한국전기연구원이 자리잡고 있는데, 정부의 R&D 예산 삭감 기조에 위기감이 높다.

내년도 정부 R&D(연구·개발)예산안은 올해 대비 5조2000억원(16.6%) 깎인 25조9000억원 편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25개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에서만 약 1200명이 넘는 신진연구자 감원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R&D예산안은 기획재정부를 거쳐 국회에 제출된 상태로 최종 국회 예산심사만 남은 상황이다.

현재 25개 출연연에는 박사후연구원 1087명, 학생연구원 3089명, 인턴 715명 등 총 4891명이 일하고 있다. 연수직 인건비는 출연연 주요사업비에서 지출된다. 내년도 25개 출연연 주요사업비는 8859억원으로 올해보다 2989억(25.2%) 깎인 상황이다.

한국재료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도 최소 50명 이상 연수직을 줄여야 하는 처지에 직면했다.

이공계와 과학계에선 예산삭감과 그에 따른 대규모 인력감원이 R&D과제 부실화 및 연구경쟁력을 약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공계 기피현상을 심화시켜 인력양성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내년도 신진연구자 지원 예산은 올해 대비 2233억원(41.8%) 늘린 7581억원을 편성했다고 해명한다. 전체 출연연 주요사업비 삭감과는 별개로 신진연구자를 위한 예산과 R&D 사업은 늘리겠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 R&D 예산삭감에 가장 큰 타격 받는 곳은 창원이라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지난 22일 김두관 국회의원(민주당 경남도당위원장)과 허성무 전 창원시장(성산구지역위원장)이 한구전기연구원을 방문해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노조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전기연구원 이창재 노조 지부장과 차수섭 한국재료연구원 노조 지부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정부가 삭감한 R&D 예산의 원상회복이 요원해 보일뿐 아니라 연구자들을 범죄자 취급하는 정부 방침에 연구원들의 동요가 심각한 수준이다”며 “정치권에서 해결책을 도출할 방안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정부의 R&D다운 R&D가 무색하게 예산안과 R&D 제도혁신 방안은 혁신이라 인정할 만한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다”면서 “이전 정부에서 추진한 내용의 재탕에 불과한 것이 많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연상시키는 과거 회귀 정책 일색”이라고 비판했다.

창원 및 경남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정부출연연구원들 뿐 아니라 테크노파크, 전문생산기술연구소, 대학까지도 심각한 R&D 예산삭감이 추진중이며 연구·개발을 위해 지역 기업들과 협업하고 신제품을 개발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내는 R&D 예산의 선순환 구조가 무너지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구 현장과 일절 소통 없이 정부 관료 주도로 급조해낸 전형적인 탑·다운 방식이 결국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은 정책일 뿐이며 부족한 세수를 R&D 예산삭감으로 메우려는 속셈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주장했다.

간담회에 동석한 연구원들도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R&D 예산 확대 발표를 했던 정부가 갑자기 윤석열 대통령의 ‘나눠먹기식 R&D 예산 원점 재검토’ 주문과 ‘연구카르텔’ 발언이 나온 이후 급선회해 ‘30% 예산삭감이 목표라는 증언들이 쏟아져나오는 언론보도를 접하며 자괴감에 연구 의욕이 떨어지고 있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참석한 한 책임연구원은 “일반 대기업보다 연봉이 낮아도 내가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장점 하나로 버티며 연구에 매진해왔는데, 이제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며 “벌써 짐 싸서 떠나겠다는 후배들이 생겨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나눠 먹기니 카르텔이니 하는 말들이 우리 연구원들에게도 적용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어디 가든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우수한 젊은 연구인력들의 유출이 본격화될 것이고 대한민국 연구개발의 미래는 암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에 대해 “자고 나니 후진국이더라는 말을 실감한다. 다른 건 다 깎아도 이걸 깎아선 안 된다. 국가 발전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삼권분립의 한 축인 의회가 반드시 삭감된 예산 돌려놓도록 힘쓰겠다”라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은 책임 있는 야당이자 다수당으로서 예산결산위원장을 가진 당이다. 잘못을 바로잡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허성무 전 창원시장은 “R&D 예산삭감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이 바로 창원이다. 예산을 증액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지는 못할망정 찬물을 끼얹는 이런 행정은 나라 망치는 길”이라면서 “국회 과방위, 한국전기·재료·기계연구원 등 과학기술노조, 대학교수 등 전문가그룹이 참여하는 R&D 예산삭감 대응 정책토론회를 10월 중에 창원에서 열 것”을 제안했다.

이날 한국전기·재료연구원 노조 방문 및 간담회에는 김두관 의원과 허성무 전 창원시장 외에 이흥석 민주당 경남도당 수석부위원장과 이종은 정책실장, 정부권 여민연구소장이 동석했으며, 10월 중순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기로 했다.이은수기자 eunsu@gnnews.co.kr

 
한국전기연구원 전경.
한국재료연구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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