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미술가이자 공공 미술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강선녀 작가는 오는 26일까지 뮤지엄 남해에서 네 번째 개인전 ‘내 안의 인트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5년 세 번째 전시 후 긴 공백을 지나온 작가의 사색 결과물이자 전시 제목처럼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작과도 같은 전시다. 이번 전시가 이전과는 다른 작품 세계를 펼치겠다는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명상하는 얼굴들’은 눈을 감고 있는 51개의 입체 얼굴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51개의 얼굴들은 흰 석고로 본을 떠 그 위에 색을 칠하거나 큐빅을 붙이거나 다양한 작업에 나선 결과물이다. 눈을 감고 있으나 51개의 각각의 표정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이를 두고 “고요하게 사유하는 얼굴을 마주 본다는 콘셉트로 하나의 틀에서 나온 얼굴이 각도와 방향 혹은 관람자의 마음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한다.
다음 ‘사슴과 뿔- 사라지는 아름다운 것들’에서는 철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철을 녹이고 붙이는 용접을 통해 2m 규모의 사슴과 뿔을 섬세하게 조형한 작품이다. 촘촘하게 용접된 몸통은 다리가 없어 마치 가라앉고 있는 듯하다. 몸통을 지탱하기 어려울 만큼 웅장하게 사방으로 뻗어나간 뿔들은 이 생명체가 자연에서 어떤 본질을 가졌는지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데이터를 통해 문명의 흐름을 바꾸는 많은 것들은 결국 사라질 수밖에 없는 사슴의 뿔이 아닐까”라며 “‘결국 인간은 이 웅장한 뿔로 인해 가라앉고 소멸해 가는 건 아닐까?’라는 물음을 던져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작가는 관람객에게 “모든 의미를 철학적으로 고민하거나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왜?’라는 단순한 질문도, 각자만의 방식으로 느낌 혹은 설렘 하나를 챙겨가는 것도 좋다”고 밝혔다.
한편 강선녀 작가는 진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조형 작가로, 경상국립대 미술교육과와 인도 비스바바리티 대학원에서 조형미술을 공부했다. 2003년 비스바바리티 난단 갤러리에서 첫 전시회를 가졌고, 국내로 들어와 2006·2015년 경남에서 2·3번째 전시회를 가진 바 있다.
월요일 휴관. 관람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