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식량 공여국
[천왕봉]식량 공여국
  • 경남일보
  • 승인 2024.05.1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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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효 논설위원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제공하는 식량 원조 규모가 올해에는 76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식량 해외 원조물량을 기존 5만t에서 10만t으로 2배 늘렸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과 독일, 캐나다 등에 이어 세계 7위 수준이다. 반세기만에 식량 원조를 받던 원조국에서 식량을 제공하는 공여국이 된 사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원조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뀐 때는 2017년. 그해 5월 18일 새벽 전남 광양항에서 해외원조용 우리 쌀 750t 중 일부를 실은 배가 출항했을 때 뿌듯함은 잊을 수가 없다. 우리 쌀이 해외원조용으로 나가는 첫 순간이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해마다 원조용 우리 쌀을 지원했다.

▶60대 이후 노령층 뇌리에는 1945년 광복 이후부터 1960년대까지 구호식량 없이는 배고픔을 이겨낼 수 없었던 순간이 아련하게 남아 있다. 그 옛날 어머니가 식사량이 부족했음에도 부엌 항아리에 있는 쌀을 한주먹씩 덜어내 작은 항아리에 담아두던 절약미(節約米)는 해외 원조에 의존해 살 수밖에 없었던 고단한 삶의 단편이기도 하다.

▶올해 지원하는 쌀은 아프리카 8개국과 아시아 2개국, 중동 1개국 등 총 11개 국가의 난민과 취약계층에 지원된다. 식량 원조 수혜국이 지난해 6개국에서 올해에는 11개국으로 늘어났다. 심각한 배고픔을 겪는 나라가 증가함에도 원조물량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물량을 확대했다는 사실이 대견하다. 그리고 대한민국이 자랑스럽다. 정영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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