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경상국립대학교를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침논단]“경상국립대학교를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24.06.0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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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권순기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저는 2011년 12월부터 4년간 경상대학교 총장으로 일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2020년 6월부터 4년간 경상대, 경상국립대 총장으로서 소임을 다했습니다. 이제 6월 6일이면 저의 두 번째 총장 임기도 끝납니다. 그동안 저는 저에게, 그리고 우리 경상국립대에 주어진 소명을 받들어 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

경상국립대는 통합을 이루었으며, 많은 약점을 극복하고 장기적으로 대학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부산 대학동물병원 건립, 밀양융합캠퍼스 구축 등을 통하여 그 영역을 확장하였으며 지역혁신플랫폼 사업, 교내의 작은 연구재단 램프(Lamp) 사업, 항공드론혁신융합대학 사업, 선도연구센터 후속사업 선정 등 많은 발전과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국내 최초 우주항공대학 및 경남우주항공방산과학기술원 설립, K-기업가정신과 남명 사상에 기반한 담대한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기반 구축, 국가 연구개발(R&D) 사업 수행을 통한 연구중심대학으로의 발전 등 국가거점국립대학으로서 면모를 일신했습니다.

특히 글로컬대학 30 사업을 통하여 실현가능한 ‘경상국립대형 서울대 10개 만들기’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경상국립대가 오늘날만큼 성장·발전한 것은 대학 구성원의 헌신, 그리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참여 덕분입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내·외부 환경은 대학에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인구 감소는 가장 큰 위기입니다. 출생률의 저하는 대학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지역소멸을 심각하게 우려하게 합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문명의 발전은 고전적 교과과정·학문영역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대학 캠퍼스와 강의실·실험실·도서관이라는 외형적 구조물이 필요한가’ 하는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시대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불러온 인류 생존 방식과 교육환경의 변화는 수백 년 동안 축적된 제도와 관습에 대한 인식체계를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무엇이며 대학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대학이 지식과 지혜의 산실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대학은 산학협력의 구심점이라는 사실도 변함이 없습니다. 대학은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싱크탱크 역할을 합니다. 대학은 고급 인재를 양성하여 지역사회에 유능한 인력을 공급하는 기지입니다. 또한 대학은 지역의 역사와 사상과 인물, 문화 등을 연구하여 그 가치를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거점이면서, 그 역할을 감당할 인력을 끊임없이 교육해 내는 기관입니다. 고전적인 대학의 개념이 허물어지고 대학 간의 경계도 무색해졌다고는 하지만 대학이 가진 고유의 역할은 여전합니다. 특히 지역에 위치한 대학은 지역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요구받습니다. 정부에서 RIS, RISE 등의 이름으로 대학지원 사업을 꾸준히 시행하는 이유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경상국립대를 사랑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지역의 발전과 대학의 발전은 하나의 수레를 끄는 두 바퀴입니다. 인재 양성의 지역적 차등을 극복하고 지역 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지원하며 특색 있는 문화·예술·관광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지역과 대학은 하나의 전략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경상국립대의 사례를 본다면, 플랫폼사업, 글로컬대학 사업 등 대규모 사업에서부터 각종 연구개발사업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업에는 지자체와 지역 기업의 지원이 필수요소로 작동합니다. 대학이 없는 지역이 발전·혁신을 이루기 어렵고, 지역의 거버넌스를 외면한 대학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8년 동안의 대학 총장 경험이 저에게 일러준 소중한 진리입니다.

그동안 사심 없이 적극적으로 배려하고 지원해 준 지역사회 모든 영역의 리더와 실무자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머리 숙여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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