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답다’는 것
[천왕봉]‘~답다’는 것
  • 경남일보
  • 승인 2024.06.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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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논설위원
특성이나 자격이 있는 것을 ‘~답다’라고 말한다. 이를 테면 ‘의사답다’나 ‘국회의원답다’, ‘선생답다’는 말이 그러하다. 그러나 세상은 너무 각박해 ‘답지 않은’것이 정상처럼 자리잡고 있다. ‘~다운 사람’이 정상이고 보편적이어야 함에도 ‘~다우면’ 포상하고 널리 알리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다. 같잖은 행동이 주류를 이루니 ‘~다운 것’이 상 받을 만큼 우리사회의 도덕률은 크게 오염됐다고 봐야 한다.

▶의사가 환자를 돌보지 않으면 의사답지 않은 행동이다. 지난 의료 총파업에 대다수의 의사들은 의사답게 환자들을 돌봐 그래도 우리사회가 살만한 사회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일부는 내부수리, 대청소, 에어컨 교체 등을 내세워 휴진에 들어가 스스로 ‘답지않은 행동’임을 드러냈다. 중국의 명의 ‘화타’는 본래 ‘선생’을 일컫는 말이나 그의 이름이 된 것은 사대부가 아님에도 높여 의사다움을 칭송한데서 유래한다.

▶올 청룡봉사상에 뽑힌 의사 박언휘씨는 의사는 직업(job)이 아니라 소명(calling)받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일생 무료진료와 의료봉사로 일관해 왔으며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그같은 봉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소명의식이 뚜렷한 의사다운 의사의 표상이다.

▶이제는 의사회가 스스로 의사다운 의사,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다수국민들의 여론이다. 정부도 의사들이 명분을 찾고 과연 존경받을 만한 사람들이라는 명예를 안겨주어야 한다. 이 땅에도 많은 ‘화타’가 존재, 우리사회를 아름답게 가꾸고 있음을 잊지말아야 하는데….
 
변옥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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