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모 논설위원
가문마다 ‘집안 어른’이 계시게 마련이다. 특히 전통 깊은 문중이라면 제향 행사 같은 데서 그의 위상은 거의 제왕적이고 절대적이다. 대개 연장자가 최고 어른 대접을 받는 분위기와 권위는 엄숙하다. 세상 벼슬이나 재산 같은 건 이 권위 앞에서 절에 간 새댁처럼 다소곳할 뿐이다. 딱히 행사가 아니더라도 그 권위는 일상의 공동체 안에서 늘 유지된다.
▶집안 어른은 그것에 값할 만큼 드레진 몸가짐과 언행을 잃지 않아야 한다. 아랫사람의 다툼에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으며 높은 양반 앞이라 해서 아첨의 기색을 띠거나 도를 넘어 공손하게 굴지도 않는다. 상대가 비천하다고 교만하게 대하는 법도 없다. 이렇듯 권위를 잃지 않는 ‘집안 어른’ 전통은 오늘날까지 영남지방, 특히 경북 내륙에 비교적 뿌리 깊게 이어져 내리고 있다.
▶‘아버지 같은 집안 어른’이란 말이 요즘 화제다. 민주당 강민구 최고위원이 지난주 당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 집안의 큰어른으로서…”라며 폴더 인사를 한 것. 이 과공(過恭) 아첨에 안팎에서 우려와 비판이 나오자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했다. 영남 남인은 이퇴계를 중심 인물로 하는 정통 성리학파 붕당이다.
▶이러자 이번엔 그 ‘남인 후예’라 할 지방 유림들이 발끈 뒤집혔다. “대체 영남 남인의 예법 어디에 아버지 운운하고 아부하는 언사가 있느냐”며 퇴계의 삶과 철학을 왜곡한 거라고 격노했다. 유림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데 대한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에 당사자는 아마 사과하리라 본다. 말 한마디로 식겁하는 정치인을 참 자주 보게 되는 한국 정치판이다.
▶집안 어른은 그것에 값할 만큼 드레진 몸가짐과 언행을 잃지 않아야 한다. 아랫사람의 다툼에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 않으며 높은 양반 앞이라 해서 아첨의 기색을 띠거나 도를 넘어 공손하게 굴지도 않는다. 상대가 비천하다고 교만하게 대하는 법도 없다. 이렇듯 권위를 잃지 않는 ‘집안 어른’ 전통은 오늘날까지 영남지방, 특히 경북 내륙에 비교적 뿌리 깊게 이어져 내리고 있다.
▶‘아버지 같은 집안 어른’이란 말이 요즘 화제다. 민주당 강민구 최고위원이 지난주 당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아버지는 이재명 대표…. 집안의 큰어른으로서…”라며 폴더 인사를 한 것. 이 과공(過恭) 아첨에 안팎에서 우려와 비판이 나오자 ‘깊은 인사는 영남 남인의 예법’이라고 했다. 영남 남인은 이퇴계를 중심 인물로 하는 정통 성리학파 붕당이다.
▶이러자 이번엔 그 ‘남인 후예’라 할 지방 유림들이 발끈 뒤집혔다. “대체 영남 남인의 예법 어디에 아버지 운운하고 아부하는 언사가 있느냐”며 퇴계의 삶과 철학을 왜곡한 거라고 격노했다. 유림의 자존심에 상처를 준 데 대한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에 당사자는 아마 사과하리라 본다. 말 한마디로 식겁하는 정치인을 참 자주 보게 되는 한국 정치판이다.
정재모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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