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월급보고 놀란 신규, 또 없어진 나의 후임
[기자의 시각]월급보고 놀란 신규, 또 없어진 나의 후임
  • 정희성
  • 승인 2024.07.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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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성 취재부
정희성 기자


진주시청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처음 보면 웃음이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씁쓸함이 느껴지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현수막의 내용은 ‘월급보고 놀란 신규, 또 없어진 나의 후임’이다.

전국공무원노조 경남지역본부 진주시지부가 붙인 이 현수막을 보면서 얼마 전 한 공무원 지인이 말한 내용이 생각났다. “요즘 젊은 공무원들은 5년을 못 버티고 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현수막에 적힌 웃픈 내용이 대한민국 공무원의 현실을 대변하고 있다. 2006년 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을 2년간 준비했다. 그 당시 IMF 여파로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시험에 몰리면서, 국가직인지 지방직인지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경쟁률이 100대 1이 넘는 곳도 있었다. 대학 동기나 선배들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던 소식을 들으면 너무 부러웠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악성민원인의 횡포와 업무량은 늘어나는데 월급은 제자리걸음이다.

올해 9급 공채시험의 경쟁률은 21.8대 1로, 1992년(19.3대 1) 이후 가장 낮고 경쟁률은 2016년(53.8대 1) 이후 8년 연속 하락세다. 특히 저년차 공무원들의 월급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9급 1호봉은 세전 222만 2000원을 받는다. 물론 세금을 제하면 실수령액은 이보다 더 줄어든다. 이는 올해 최저시급(9860원)을 바탕으로 환산한 민간인 노동자의 월급 206만 740원보다 불과 16만 1260원이 많은 수준이다.

공무원노조 이해준 위원장은 “흔히 공무원을 철밥통이라고 부르는데, 그 철밥통은 찌그러진 지 오래”라며 “악성 민원과 업무 과중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낮은 임금”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정부가 9급 1호봉의 보수 인상률을 전체 공무원 보수 평균 인상률(2.5%) 대비 높게 책정했지만, 하위직 공무원이 받는 보수가 고물가 시대에 여전히 터무니없이 적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젊은 공무원들의 성난 목소리가 언론을 통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진주시청 지하 주차장에 붙어 있는 현수막 내용이 ‘공무원 임금 대폭 인상 환영’으로 바뀌는 날이 빨리 오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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