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논단]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도화선, 로컬창업
[아침논단]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도화선, 로컬창업
  • 경남일보
  • 승인 2024.07.1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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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어느덧 날이 무더워지며 옷차림이 가벼워졌다. 뜨거운 햇볕에 성큼 다가온 여름을 느끼며, 여름 하면 떠오르는 스포츠 중 하나인 서핑과 관련된 한 로컬기업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강릉과 속초 사이에 낀 소도시 양양(襄陽), 3만명이 채 안되는 인구 중 20% 이상이 고령층인 조용한 동네였다. 그러나 이제는 서핑을 즐기려는 20·30대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연간 19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가 되었는데 그 중심에는 한 청년 창업가가 있었다.

대표자는 40년간 출입이 통제되었던 양양 내 군사제한구역을 서핑 전용 해변으로 바꾸며 서핑관련 사업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역 주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도 늘 고민하며 지속가능한 로컬 비즈니스를 추진하고자 애썼다. 그 결과, 현재는 서핑을 즐기지 않는 고객들도 시설을 이용하며 해변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사업의 성장이 주변의 음식점과 숙박시설, 커피숍의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지역 경제 활성화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이제 경남으로 눈을 돌려보자. 얼마전 하동지역의 청년기업가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유식을 제조하는 한 기업가는 하동 인근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을 원료로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직원 대부분은 지역청년들이며 생산된 제품을 꾸준하게 지역 소외계층에 기부하며 사회 환원 활동도 지속해왔다. 지역 상생을 몸소 실천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앞장서는 열정 가득한 청년 대표자의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이처럼 청년 사업가들의 로컬창업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중진공은 2011년부터 창원소재 경남청년창업사관학교를 비롯해 전국 시도별 18개소에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운영하면서 로컬창업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청년창업가들의 창업 준비부터 사업안정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를 패키지로 지원한다. 사업화에 필요한 보조금부터 창업공간 제공, 창업 교육·코칭, 기술지원과 더불어 졸업 이후에는 5년간 후속 연계지원까지 하고 있다.

특히 청년창업 중에서 수출에 적합한 아이템은 졸업 후 ‘글로벌창업사관학교’에서 글로벌AC(액셀러레이터)와 연계해 글로벌 진출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글로벌 5G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청년기업이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이 우리 청년창업사관학교와 같은 성장의 매개체와 함께하여 로컬창업의 꿈을 실현한다면 지역발전에 더할 나위 없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이러한 기관의 노력과 청년창업가들의 열정으로 실제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들의 창업후 5년차 생존율은 일반 창업기업의 생존율에 비해 월등히 높다. 지원효과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청년창업은 실패를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단순히 정부의 보조금에 눈이 멀어 성급하게 창업했다가 실패를 경험하고 심지어 신용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옛말에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여러 번의 실패경험이 있어야 성공이 빛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요즘처럼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한번 실패하면 나락(那落)으로 떨어진다.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여러 번 실패 후에 성공이 있으면 더 화려하게 빛날 수 있지만 처음부터 실패하지 않고 기업을 성공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 않는가. 한명의 낙오자도 없도록 좀 더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서 창업을 지원해야 하는 사명감을 느낀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기 시작한다. 끓어오르는 여름 더위처럼, 청년 창업가들의 뜨거운 열기가 지역경제에 불을 지피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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