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칼럼]탄압할수록 다시 일어나는 희망을 품은 우리
[여성칼럼]탄압할수록 다시 일어나는 희망을 품은 우리
  • 경남일보
  • 승인 2024.07.2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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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옥희 진주여성회 대표
청년 김재영 농민 구속에 부쳐
 
전옥희 진주여성회 대표


땅을 일구고, 중노동을 하며 얻는 농작물은 긴 장마와 일조량의 감소, 봄 가뭄과 같은 기후재난 앞에서 버텨낼 수 없다. 농민들은 농사를 지을수록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는 입장에 처해버렸다. 정부는 물가가 오르면 농산물값이 문제라며 외국 농산물을 수입해 제 값을 받을 수 없도록 농민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지난 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후재난 시대, 농민 생존권 쟁취와 국가책임 농정실현을 위한 전국농민대회’에 참여한 청년 농민 김재영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사무국장이 구속되었다. 지금의 정부 정책으로는 농사짓기 어려운 현실임을 항변하기 위해 농민들에게는 귀한 재산인 농기계를 반납하고자 집회장에 농기계를 싣고 갔는데, 경찰과 충돌했고,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되었다. 농민이 구속된 것은 2006년 한·미FTA 집회 때 이후 18년 만이라고 한다. 청년 농부를 육성하겠다는 정부는 구속으로 답했고, 이에 각계에서 1만 3000장의 탄원서를 모아 석방을 촉구했으나 도주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땅을 두고 어디로도 떠날 수도, 떠나지도 않을 김재영 농민을 철창에 가두었다.

농민들은 기후위기를 비롯한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국가의 근간인 농업를 포기하지 않겠다 말한다. 정부는 그런 농민들이 무엇 때문에 아스팔트로 나왔는지는 관심조차 두지 않으며, 탄압으로 응대하고 귀를 막고 듣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주류에 있는 권력자들의 의견에 반대하는 이야기를 펼치면 입을 틀어막고 내동댕이치고, 자유를 박탈하고 감옥에 가두어 버린다. 현 정부는 자유로운 대한민국이라 재차 강조하지만 무엇이 자유로운지 모르겠다. 자신들의 의견과 다르면 경청하고,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배제하고 억압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며,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을 뿐이다.

정부는 1년 전, 군대에 보낸 아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진상을 밝혀주지 않고 있으며, 한 해가 지나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초등학교 선생님의 절규에 대한 사회적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누구 하나 귀하지 않은 목숨은 없다. 정부는 시종일관 민생은 외면하고, 혐오와 차별을 선동하며 오로지 자신과 자신의 추종자들을 위한 정치를 행하고 있다. 국가가 국민의 화합과 갈등해결에 나서지 않고, 오히려 갈라치기하며, 구조적인 차별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탄압에 맞서 항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탄압의 본보기로 자신들의 반대세력에게 억압을 가하는 공포의 방식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당해왔지만 약자들의 연대가 부정의한 거대한 권력을 이겨왔던 역사 또한 잘 알고 있다.

약자들의 투쟁은 우리를 억압하는 것에 대한, 무엇이 그 뿌리이고 그 억압으로부터 누가 이익을 얻으며,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행해져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킬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위치에 서서 상식이 통하는 사회인지, 연이어 일어나는 개인의 불행이 개인의 탓인지 자꾸 물어야 한다. 탄압하면 할수록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이 우리 대한민국의 민중이다. 투쟁을 통해 억압받는 자들간의 연대를 넓힐 수 있다. 농민들의 투쟁을 시작으로 억압받는 많은 사람들의 연대가 시작 될 것이다. 우리의 연대는 우리를 바로 세우고, 희망을 재구성하고,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감각을 확장시킬 것이다.

먹고 살기 힘든 팍팍한 하루 하루지만, 언젠가 나의 작은 힘과 참여가 사회의 큰 변혁을 이루어 낼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정부가 눈을 감고 귀를 닫을수록 우리는 더욱 더 눈을 똑바로 뜨고 귀를 열어 관심을 기울이자.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품고, 탄압할수록 다시 일어나는 역사의 변곡점에 함께 나설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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