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춘추]워터 월드
[경일춘추]워터 월드
  • 경남일보
  • 승인 2024.07.31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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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국 소소책방 대표
조경국 소소책방 대표


세계기상기구(WMO) 지난해 8월, 7월의 전세계 지표면 평균온도가 섭씨 16.95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940년 관측이래 월별 기준 가장 높은 기온이었다. 지난 22일 이 기록은 17.15도를 기록하며 깨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이 직접 나서서 화석연료 사용 감축과 노동자와 취약계층 보호를 호소했다. 그는 “극단적인 폭염은 하루나 일주일, 한달에 그칠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다”라며,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모두에게 더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폭염이 심해지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지은 지 30년이 지난 아파트에 살고 있다. 2018년 여름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에어컨을 설치했었다. 문을 열어두면 아래윗집 실외기 더운 바람이 집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더위를 이기는 방법은 우리도 에어컨을 설치하는 것 말고는 없었다. 문제는 점점 에어컨에 길들고 있다는 것. 더위 앞에 우리는 전기를 써서 에어컨을 사용한다. 당장 쾌적함을 위해 에너지를 태우고, 탄소를 발생시킨다. 그 탄소는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연료로 사용된다.

요즘 뉴스를 보면 지구의 기후는 인간의 힘으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망가져 버린 것이 아닐까 싶다.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처음엔 고통을 느끼지 못하다가 어느 순간 인류는 죽음의 위기를 맞이할 것이다. 개구리는 운이 좋다면 냄비 밖으로 뛰쳐나갈 수 있기라도 하지만 인류에겐 지구 외엔 다른 대안이 없다. 획기적으로 화석연료 사용을 억제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의 편리함에 길든 인류가 그 이전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하진 않을 것이다.

폭염으로 달궈진 길을 걷다 옛 영화가 생각났다. 캐빈 코스트너가 주연을 맡아 열연했지만 흥행하지 못했던 ‘워터 월드’. 육지 대부분 물에 잠기고 사람들이 바다 위에서 생활하는 미래 시대를 그린 작품이다. 1995년 이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만 해도 기후 위기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었다. 30년 사이 세상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실감한다. 워터 월드는 시대를 앞선 영화였다.

물속에서도 숨을 쉴 수 있도록 인간이 진화한다는 설정이 인상 깊었다. 어쨌거나 우리 세대에서 지구 기온 상승을 멈추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는 엄청난 재앙과 싸울 수 없을 듯싶다. 뭐든 적게 소비하고 재사용하는 수밖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기후위기 대응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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